식약처 對 파미셀, 조건부 허가 두고 복잡해지는 셈법
식약처 對 파미셀, 조건부 허가 두고 복잡해지는 셈법
식약처 1심 패소 판결 후 항소장 제출 … 항소심 기간 중 첨바법 시행 유력

조건부 허가 요건 중 '불가역적 중증 질환' 제외 … 첨바법 적용시 새 국면

파미셀 최종 승소해도 재반려 처분 여지 있어 … 판결 기속력이 관건
  • 이순호
  • 승인 2020.07.2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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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간경변 줄기세포 치료제인 '셀그램-엘씨'(Cellgram-LC)의 조건부 허가 신청 반려 문제로 파미셀과 소송을 진행 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차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반격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파미셀이 제기한 '조건부허가 반려처분 취소'의 소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식약처는 1심인 서울행정법원이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했다고 판단,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소명해 승소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소송은 파미셀이 신청한 알코올성 간경변 줄기세포 치료제 '셀그램-엘씨'(Cellgram-LC) 조건부 허가 신청을 식약처가 반려하자 회사 측이 이에 반발해 시작된 것이다.

당시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셀그램-엘씨'(Cellgram-LC)의 조건부 허가 신청에 대해 자문을 구했고, 중앙약심 위원들은 회사 측이 제출한 자료가 조건부 허가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중앙약심 위원들은 "'셀그렘-엘씨'는 조건부 허가 요건 중 '비가역적 중증 질환' 치료제에 해당해야 하는데, '셀그램-엘씨'의 경우, 비가역 질환 치료제는 맞지만, 중증 질환 치료제는 아니므로 조건부 허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의결에 참여한 A 위원은 "대상질환은 생존율이 제일 중요한 평가변수이고 생존율만 개선되면 나머지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며 "등록된 환자의 간 기능 등급인 'Child-pugh' 점수를 보면 본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들은 조건부허가 요건에 해당하는 중증 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B 위원은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금주만으로도 많이 개선되므로, 6개월 금주 후 평가한 결과가 비가역적임은 인정이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Child-pugh' 점수가) 7~9점, 10~15점은 다르다. 평균 7~8점은 'Child-pugh' B(중등도 간 장애)에서도 많이 경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C위원은 "알코올성 간경화증 Child-pugh B 또는 C(중증 간 장애)는 중증의 비가역질환으로 인정할 수 있으나, 임상시험결과 모집된 환자의 Child-pugh 평균이 7점대라서 A(경증 간 장애)와 B의 경계에 있는 환자이기에 중증의 환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참고로 'Child-pugh' 5~6점은 간 기능이 양호한 A등급, 7~9점은 중등도인 B등급, 10~15점은 간 기능이 저하된 C등급으로 분류된다.

중앙약심 위원들은 이와 동시에 회사 측이 임상시험에서 설정한 1차 평가변수도 적절치 않다고 봤다. 간경변은 생존율이 중요한데 회사 측은 생존율과 관계없는 조직학적 결과로 유효성을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파미셀 측은 "식약처가 '치료적 확증의 결과'나 '임상 3상 시험이 100%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면서 "이에 맞는 임상 2상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차례 반대의견을 제시했지만 거부됐다"고 주장하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초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항소심 진행 중 첨바법 시행 … 달라진 조건부 허가 대상
파미셀 승소 확정시 첨바법 근거로 재반려 처분 가능성도

파미셀과 식약처의 소송 과정에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숨어 있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바법)의 시행이다.

다음 달 28일부터 시행되는 첨바법은 세포치료제인 '셀그램-엘씨'를 포함해 대부분의 바이오의약품이 대상이다. 그런데 기존 약사법 및 하위 법령들과는 조건부 허가 대상이 달라 파미셀은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첨바법에 의해 또다시 반려 처분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첨바법 및 식약처가 최근 제정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에 따르면, 조건부 허가가 가능한 바이오의약품은 ▲대체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희귀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생물테러감염병 및 그 밖에 감염병의 대유행에 대한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 총 3가지다.

기존 조건부 허가 대상이었던 '비가역적 중증 질환'은 제외됐고, 항암제 등 중증 질환 치료제도 '대체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구체화했다.

'셀그램-엘씨'는 '비가역적 중증 질환'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는데, 첨바법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중앙약심에서 거론된 '셀그램-엘씨'의 임상자료에 의하면, 등록 환자들의 Child-pugh 점수가 평균 7점대로 낮아서, 첨바법상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한 질환'에 해당하는지 다시 한번 따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파미셀이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을 경우 판결의 기속력(행정청이 판결을 임의로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이 어디까지 미치느냐다.

현행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처분 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그 사건에 관해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기속한다. 판결에 의해 취소되는 처분이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행한 행정청은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해 처분을 해야 한다.

그러나, 소송 진행 중 법이 개정됐을 경우에는 처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았더라도 개정법을 근거로 다시 기존과 같은 처분을 할 수 있으며, 이는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사실관계의 판단 기준과 처분 사유가 달라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법제처가 지난 2016년 발간한 '취소소송 인용판결 이후의 개정법령에 따른 재처분' 판례연구에도 실린 바 있다.

첨바법은 개정이 아닌 제정법에 해당하지만, 바뀐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개정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약처가 첨바법을 근거로 '셀그램-엘씨'의 조건부 허가를 재반려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다만, '개정법 시행 당시 허가를 신청 중인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는 등의 경과 규정이 있을 때는 개정법을 적용해 동일한 처분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례도 있는데, 첨바법에는 이미 시판허가를 받은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경과규정은 있으나, 허가를 신청 중인 품목에 관한 경과규정은 담기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 진행 중 첨바법이 시행되면서 파미셀과 식약처 양측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며 "파미셀 입장에서는 만약을 대비해 임상3상을 빠르게 완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미셀은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개한 올해 1분기 보고서를 통해 "2020년 5월 '셀그램-엘씨'의 임상3상 시험계획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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