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섬유화가 진행된 췌장암 조직을 실제와 거의 같게 재현하는 모델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일본 오카야마대학교 미쓰노부 R. 카노(Mitsunobu R. Kano) 교수팀은 최근 개발된 3차원 세포 배양 기법을 이용해 췌장암 세포와 섬유 성분을 혼합해 인간 췌장암 조직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의 종양세포의 섬유 성분은 주로 ‘화이버블래스트(fibroblasts)’라고 불리는 세포와 거기서 분비되는 다른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배양한 췌장암세포와 섬유질세포 등을 다양한 비율로 배합하고 배양한 뒤 실제 췌장암 환자의 암 조직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거의 같은 수준으로 췌장암 세포를 복제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췌장암 세포와 정해진 수의 섬유질 세포의 비율을 다르게 함으로써 환자마다 다른 섬유화 정도에 맞게 다양한 췌장암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번에 개발된 모델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9%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안 좋은 대표적인 암이다. 췌장암에는 생리적 상처 치유 과정이 실패했을 때 발생하는 병리학적 흉터치료 과정인 섬유화(fibrosis)가 항상 수반된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다른 암들이 속속 정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이 암만의 특징인 섬유화 과정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췌장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섬유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상세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에 췌장암 연구에 쓰이는 실험모델은 아직 인체조직의 섬유화 정도를 완전히 복제할 수 없었다.
연구를 이끈 미쓰노부 R.카노 교수는 “우리 모델의 가장 좋은 점은 3D 세포 배양이 가능한 곳에서라면 어디에서는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모델에 췌장암에 대한 약물의 효용성 검사뿐만 아니라 기계론적 연구에도 유용할 것으로 믿는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췌장암 치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터리얼스(Biomaterials)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