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보사' 사태는 없다" … 식약처, 조건부허가 요건 대폭 강화
"제2의 '인보사' 사태는 없다" … 식약처, 조건부허가 요건 대폭 강화
8월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법안 시행 ... 허가 범위 축소

중증질환치료제·희귀의약품·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로 한정

'인보사' 같은 관절염 세포치료제 조건부 허가 불가능

기존 조건부 허가 품목 현행 유지 전망

임상3상 지연시 첨바법 적용도 고려
  • 이순호
  • 승인 2020.07.27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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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바법)이 시행되는 다음 달 28일부터는 '인보사'처럼 암이나 희귀질환이 아닌 관절염 등에 사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은 조건부 허가를 받기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초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을 행정예고하고 지난 23일까지 의견조회를 마쳤다.

이번 규정은 첨바법의 시행을 앞두고 필요한 세부 사항을 하위 법령으로 마련한 것이다. 첨바법의 대상이 되는 의약품은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 그 밖에 세포나 조직 또는 유전물질 등을 함유하는 의약품 등으로, 사실상 대부분 바이오의약품이 해당한다.

첨바법과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에 따르면, 이 가운데 조건부 허가가 가능한 바이오의약품은 ▲대체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희귀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생물테러감염병 및 그 밖에 감염병의 대유행에 대한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 총 3가지로, 현행 약사법보다 허가 대상이 축소됐다. 

특히 약사법상 조건부 허가 요건인 '중증의 비가역 질환'이 사라져 범위가 명확해졌다.

약사법과 하위 법령인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은 ▲항암제 ▲희귀의약품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증의 비가역적 질환'에 사용하는 세포치료제 등에 대해 특정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 조건부 허가를 허용하고 있다. 

이 중 '중증의 비가역적 질환'은 해석에 따라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어 그동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식약처는 '자가연골세포치료제'와 '자가피부세포치료제'에 대해서도 조건부 허가를 인정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대상 품목을 더욱 확대해 자가·동종·이종 및 체세포·줄기세포 등의 구분 없이 모든 세포치료제와 조직공학 기술이 도입된 '지지체를 포함한 세포치료제'도 포함시켰다.

그 결과 다수 질환군에서 조건부 허가가 이뤄졌고, 임상2상만으로 시판허가를 받는 제품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관절염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가 유독 많았는데, 현재 성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도 그중 하나다.

당시 시민단체 등에서는 바이오산업 진흥과 관련 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기조 아래 식약처가 '중증의 비가역적 질환' 요건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첨바법이 시행되면 이처럼 사회 또는 산업적 요구에 따라 고무줄식 조건부 허가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식약처는 그동안 바이오의약품의 조건부 허가 대상 품목을 약사법이 아닌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으로 관리했다. 개정 작업에 국회의 동의가 불필요한 '고시'에 해당하는 만큼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조건부 허가 대상의 범위를 늘리고 줄일 수 있었다.

첨바법은 국회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개정을 할 수 없는 법률에 해당한다. 조건부 허가 대상을 더 확대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법률 개정은 녹록지 않은 작업이다. 국회 회기가 여러 번 지나는 동안 계류와 폐기를 반복하는 사례도 수두룩하다. 

앞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조건부 허가 대상이 현재 첨바법에 명시된 ▲항암제 등 중증질환 치료제 ▲희귀의약품 ▲일부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로 한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식약처는 최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허가 행정의 연속성 및 기존 사용 환자를 고려해 현재 조건부 허가를 받아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 기존 허가조건을 동일하게 부여해 허가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제약사가 임상3상 시험을 지연하는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임상 수행 기간을 정하고, 이를 만족하지 못하면 첨바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등 세부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의 조건부 허가 대상 축소로 업계 일각에서는 신약 개발 의욕이 낮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기존 기준을 적용받기 위해 첨바법 시행 전 바이오 기업과 제약사들의 조건부 허가 신청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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