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심부전이 없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 베타차단제 치료를 1년 이상 유지하면 장기적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한주용, 김지훈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심혈관계 분야에서 피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유럽심장학회지 (European Heart Journal, IF=24.889)’ 최근호에 이 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1저자: 순환기내과 김지훈/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교신저자: 순환기내과 한주용/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 교수)
베타차단제는 심장의 허혈 부담을 줄여주고 항부정맥 효과 등이 있는 반면 서맥, 저혈압, 파행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기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제 가이드라인은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모든 급성 심근경색의 초기에 베타차단제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심부전이 없는 환자의 경우 언제까지 베타차단제 치료를 유지할 것인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코호트에서 심근경색 환자 중 심부전이 없는 18세 이상 2만8970명을 3.5년간 추적관찰 한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약물역학연구에서 범하기 쉬운 조기발견기간 오류(immortal time bias)를 방지하기 위해 랜드마크 분석(Landmark Analysis) 기법을 사용, 1년, 2년, 3년 이상의 베타차단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추적 관찰 중 확인된 사망 건수는 모두 1694건으로, 베타 차단제 1년 미만 유지시 1000인년 당 25.7건의 사망이 보고된 반면 베타차단제를 1년 이상 유지 할 경우 사망은 1000 인년 당 13.1 건 발생했다.
두 군의 기본 특성, 다른 치료력, 질환력 등을 통제한 후에도 베타차단제 1년 이상 유지시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또 급성심근경색의 재발, 심부전으로 입원한 경우 등에서도 베타차단제 1년 이상 유지 군의 위험도가 18% 낮게 평가됐다.
이러한 결과는 2년 및 3년 이상의 베타차단제 사용 시에도 비슷한 경향을 보여 베타차단제 사용이 장기 사망 및 관련 질환 발생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주용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은 재관류 치료의 도입 이후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며, 생존 환자의 일부는 심부전으로 인해 크게 고통을 받는다”며 “급성심근경색 후 장기적 예후 향상을 위한 치료의 표준화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들이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조기발견기간 오류 : 코호트 연구에서 투약군 또는 장기 복용군의 경우 연구에 포함되려면 반드시 투약시작 시점까지 생존해야 해서 투약군에서 생존율이 높아보이는 오류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도 1년 이상 장기 복용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은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이상 군에서 생존율이 높아 보이는 오류가 우려되었다.
*랜드마크 분석 : Landmark method에서는 landmark time 이전에 치료제 투약을 시작한 사람을 복용군으로 정의하고, landmark time 이후에 투약을 시작하거나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은 사람을 비복용군으로 정의한다. Landmark method를 이용하면 두 그룹의 생존함수의 올바른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선행연구에서 수식적으로 증명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1년 이상 생존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1년 이상 복용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하여 위 오류를 제거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