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을 이유로 취업하지 않고 있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팀(정지윤 전공의)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건강문제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없는 30~79세 성인 2만9930명을 대상으로 교육수준과 건강상의 이유로 미취업 상태(이하 건강 관련 퇴직)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교육 수준을 중졸 이하, 고졸, 대졸 이상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 그룹별 건강 관련 퇴직비율을 분석했다. 고학력자 그룹과 비교해 저학력자가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하지 못할 확률은 2.54배였으며, 남성의 경우 약 1.86배, 여성의 경우 1.48배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대졸 이상 그룹을 기준으로 고졸자, 중졸 이하 그룹간 차이가 더 작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건강 관련 퇴직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남성 4.91%, 여성 18.63%). 즉, 여성 근로자는 건강상 이유로 미취업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향에 있어 학력에 따른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고등교육 집단의 미취업 이유는 저학력 집단의 비근로자에 비해 상당히 다른 분포를 보였는데, ‘일할 필요가 없어서’, 혹은 ‘정년퇴직’의 이유로 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교육을 덜 받은 참여자들은 건강상태가 허락하는 한, 노동시장에 머무르다가 건강이 안좋아져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퇴직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을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자들의 경우 건강한 생활방식을 위한 사회∙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 ▲ 저학력자의 경우 고학력자 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자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때문일 수 있으며 실제 본인의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거나 고학력자와 차이가 없더라도, 배정된 업무의 높은 육체적 요구수준 때문에 퇴직을 경험할 수 있음 ▲취약한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교육수준에 따른 건강 관련 퇴직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일 수 있음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가계소득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주요 사건인 동시에, 노동자를 사회적∙의학적 취약계층으로 이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런 장해퇴직이 노동자의 교육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강모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교육수준과 장해퇴직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은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afety and Health at Work’ 6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