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근무강도를 개선해 주세요” ... 간호사들의 절규
“살인적 근무강도를 개선해 주세요” ... 간호사들의 절규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1인 시위 4일차 ... 황은영·이민화 간호사 호소

“안전하고 죽음을 상상하지 않으며 비난과 채근하지 않는 간호환경 요구”
  • 서정필
  • 승인 2020.07.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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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황은영 간호사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가 주최하는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릴레이 1인 시위가 7월 2일로 4일차를 맞았다.

이날 네 번째 주자로 1인 시위에 나선 간호사는 서울의료원에서 약 100일간 근무 후 산재소송을 진행 중인 황은영 간호사와 지방 요양병원 근무 후 극도의 피로감에 간호사 생활을 중단한 이민화 유휴 간호사였다. 청와대를 찾은 두 간호사는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도록 하는 법과 제도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은영 간호사는 “간호사의 교육기간은 대형병원 일반병동 기준으로 3개월이면 아주 긴 축에 든다. 나도 근무를 시작하고 2달 뒤 24시간 환자의 심장기능과 몸속산소를 측정해주는 기계를 달고 있는 환자 5명을 포함해 총 10명의 환자를, 그것도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혼자 간호해야했다”며 우리나라 간호사들의 어려운 현실을 개탄했다.

 

7월 2일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황은영 간호사

황 간호사는 또 “2개월의 교육기간은 능숙하게 주어진 업무를 소화하기에는 너무 짧다. 업무에 미숙하다보니 살인적인 근무강도와 너무나 긴 근무시간 속에서 예민해진 선임들의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근무 시작 100일을 조금 넘겨 그만뒀다”며 신규 간호사들의 절박한 상황을 호소했다. 

황 간호사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나라는 수요에 비해 간호사 인력 공급이 매우 부족해 신입 간호사가 짧은 교육기간만을 거친 후 바로 현장에 투입돼 지나치게 많은 환자를 봐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병원은 이윤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간호사 인력을 충분히 충원해주지 않고, 결국 그 피해는 간호사들과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황 간호사는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 한명의 환자라도 상태가 심각해지면 그 환자가 좋아질 때까지 혹은 나빠져 중환자실에 옮겨지거나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 환자를 집중적으로 간호하느라 나머지 9명, 19명, 29명에게 아무런 간호도 제공할 수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측은 “황 간호사가 밝힌 사례는 비교적 간호사인력이 많은 서울 종합병원의 사례다. 지방중소병원으로 갈수록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난다”고 암담한 현실을 꼬집했다.

 

7월 2일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이민화 유휴 간호사<br>
7월 2일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이민화 유휴 간호사

이민화 간호사는 “지방의 병원들은 대부분 경영이 어렵다고 한다. 부도 위기에서 회생한 병원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보다는 지출을 줄여 일단 병원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니 환자수가 조금 줄었다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근무자 수를 줄인다”며 “편법으로 근무표를 변경하여 변경된 근무표를 하루 전에 문자로 받고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동료 간호사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로 지방병원일수록 간호사의 처우가 좋지 않아 신규간호사의 이직율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 간호사들의 경우 인력문제와 급여문제의 이중고를 겪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한 셈이다. 이 때문에 대도시로의 간호사 유출은 이미 오랜된 문제가 됐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런 환경을 버티다 못한 간호사들은 간호사를 아예 그만두거나, 더 나은 간호환경을 찾아 한국을 떠나 해외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간호사들은 “정부는 계속해서 간호대 정원 확대로 간호사 공급을 늘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데, 공급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간호사들의 노동조건 및 교육환경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황은영 간호사는 “더 이상 우리는 영웅과 천사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지지 않고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다. 더는 원망하며 세상을 등지고, 내 나라를 떠나는 간호사가 나오지 않는 사회를 요구한다. 안전한 간호환경, 죽음을 상상하지 않는 간호환경, 서로를 비난하고 채근하지 않는 간호환경을 요구한다”고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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