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비타민D 보충제가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의 대표적 부작용인 대장염(colitis)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면역관문억제제란 우리 몸 속 면역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암 치료제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와 싸울 수 있도록 우리 몸의 방어기능을 최고 상태로 작동하게 도와주는 약물로 수술과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의 1세대 항암제와 표적치료(2세대 항암제)에 이은 3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부작용으로 대장염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에서 지난 2011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진료받은 213명의 흑색종(melanoma) 환자들 중 PD-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나 CTLA-4 억제제의 단독요법이나 병용요법을 시행 받은 이들의 사례를 추적 연구했다.
213명 중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이전에 비타민D를 복용한 환자는 66명(31%)이었으며 147명(69%)은 복용하지 않았다.
추적 관찰 결과 전체 대상 환자 중 37명(17%)에게서 대장염이 나타났다. 이 중 비타민D를 복용했음에도 대장염이 발병한 비율은 6명으로 대장염 발병 환자의 16.2%였으며 비타민D를 복용하지 않은 이들 중 발병한 비율은 31명으로 83.8%를 차지했다.
대장염이 나타나지 않은 176명 중 비타민D를 복용한 이들은 60명(34.1%) 이었으며 복용하지 않은 이들은 116명(65.9%) 이었다.
연구팀은 “전체 환자 중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전 비타민D를 복용한 비율은 31%였지만 대장염이 발생한 환자 중 비타민D를 복용한 비율은 전체 37명 중 6명으로 16.2%에 지나지 않았다”며 “환자의 나이, 성별, 병의 상태 등 다른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한 결과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전 비타민D를 복용하면 대장염 발병 가능성을 65%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케빈 타이안(Kevin Tyan)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관문억제제 유발 대장염과 비타민D 보충요법과의 관계를 분석한 첫 연구”라면서 “그동안 면역이식질환과 궤양성 대장염에서 예방적 용도로 사용돼 온 비타민D를 항암치료에 부작용을 막는데도 사용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 교신저자로 참여한 하버드대 의과대학 오사마 라흐마(Osama Rahma) 교수는 “비타민D 보충제는 면역요법의 위장 독성을 예방하고 암환자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안전한 방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cancer)’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