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가치 플랫폼 기술이 좌우한다
제약회사 가치 플랫폼 기술이 좌우한다
알테오젠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로 4조원대 기술수출

2015년 기술수출 '잭팟' 한미약품도 플랫폼 기술 확장 중

플랫폼 기술, 바이오기업이 주도 … 전통 제약사도 관심 급증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6.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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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연구개발(R&D) 장면.
알테오젠 연구개발(R&D) 장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가 플랫폼 기술 시대를 맞이했다. 과거 제네릭에서 개량신약을 넘어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플랫폼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알테오젠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와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대한 비독점적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테오젠이 따낸 이번 계약의 규모는 임상개발, 판매허가, 판매실적에 따른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총 38억6500만달러(약 4조6770억원)에 달한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1600만달러(약 194억원)다.

이번 계약의 특징은 비독점적 계약이라는 점이다. 특정 제약사에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어서 알테오젠은 다른 다국적 제약사에도 동일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다.

'ALT-B4'는 알테오젠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SC 제형 변환 플랫폼이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는 미국의 할로자임사가 처음으로 개발해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독점해왔으나, 알테오젠의 이번 기술수출로 독점 구조가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 항체 치료제나 단백질 의약품의 경우 혈관 내에 약물을 투여하는 IV 제형이 많은데 투약하는 시간만 4~5시간 걸린다. 이 때문에 이를 피부에 직접 투약하는 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놓는 것처럼,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히 사용할 수 있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을 5조1845억원에 기술수출한 지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꼽힌다. 한미약품 역시 자사가 개발한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 덕에 '잭팟' 계약을 터뜨릴 수 있었다.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에 성공한 당뇨 치료제들에는 '랩스커버리'라는 플랫폼 기술이 사용됐다. 단백질 의약품의 경우 인체에 투여됐을 때 반감기가 짧아 약물을 자주 투여해야 하는데 '랩스커버리' 기술은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를 줄여준다.

이 회사는 현재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 기술을 활용한 신약후보 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펜탐바디'는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기반 기술이다.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동시에 결합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으로,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이 외에도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인 '오라스커버리'를 활용해 먹는 항암제인 '오락솔'(파클리탁셀)을 개발 중이다.

현재 의약품 플랫폼 기술은 바이오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제넥신은 지속형 단백질 플랫폼 기술인 'hyFcTM'를, #ABL바이오는 이중항체 기반 플랫폼 기술을, #레고켐바이오는 고유항체-약물복합체 기반 플랫폼 기술을, #셀리버리는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 플랫폼 기술을 각각 활용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플랫폼 기술이 신약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차지하기 시작하자 국내 제약사들도 플랫폼 기술 도입과 활용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미 다수 플랫폼을 보유한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포항에 위치한 바이오앱과 양사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식물 기반 재조합 단백질 생산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섰다.

#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바이젠셀은 T세포 입양면역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케미칼 등 굵직한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보유한 SK는 지난달 항체가 결합하기 가장 좋은 부위를 선별하고, 선정된 부위에만 결합하는 RAD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싱가포르 바이오 벤처기업 허밍버드에 약 80억원을 투자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약물전달시스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인벤티지랩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장기 지속형 주사제 사업 확대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신약 개발뿐 아니라 어떤 플랫폼 기술을 활용했는지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며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신약후보 물질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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