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환자 모집이 어려운 탓에 개발에 난항을 겪어왔으나, 최근 일부 제약사가 환자 모집 문제를 해결해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는 완치자 수천명분의 혈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혈장 공여자는 다름 아닌,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종교단체 신천지의 교도들이다.
업계와 다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는 신도들의 동의를 얻어 완치자 4000명의 혈장을 공여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주 질병관리본부, GC녹십자 관계자들과 두 차례 회의를 열었으며,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의 혈장 공여에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설명이다.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 속 성분을 활용해 만든 치료제다. 사람의 혈액은 적혈구와 백혈구, 혈장으로 구성되는데, 혈장에서 일정한 기준으로 표준화해 제품을 만들면 혈장 치료제가 된다. 따라서 완치자의 혈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GC녹십자는 그동안 완치자의 혈장이 모자라 치료제 개발에 애를 먹어왔다. 이달 초만 해도 혈장 공여자가 20명에도 미치지 않았다. 완치자의 혈장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공여자가 증가하기는 했으나, 22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 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은 185명에 불과하다.
이 중 채혈이 완료된 사람은 28명, 현재 진행 중인 사람은 122명, 검사 결과 혈장 공여가 부적합한 것으로 판명된 사람은 35명이다. 실제 혈장 공여자는 150명 정도로,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천지 신도 수천명이 집단 혈장 공여에 나설 경우 GC녹십자의 코로나 19치료제 개발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내달 16일부터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임상1상 시험에 돌입한다. 임상을 진행할 국가는 한국이 아닌 유럽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 '넥스트라이즈(NextRise) 2020' 기조연설에서 "다음 달 16일부터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 올해 안으로 임상을 모두 마치고 내년 1분기에 품목허가 절차를 끝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내년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500만명분 생산할 예정"이라며 "국내용으로는 100만명분이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해외에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1험을 유럽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어느 국가에서 진행할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코로나19가 가장 극성인 영국과 스페인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실제 맷 애들스턴(Matt Eddleston) 셀트리온 영국법인 총괄은 지난 4월 글로벌 바이오 전문지 제네릭스 불레틴(Generics Bulletin)과 인터뷰에서 "영국과 스페인에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현지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과 스페인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국가다. 22일 기준으로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30만4331명, 사망자는 4만2632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기록 중이다. 영국의 뒤를 잇는 스페인도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각각 24만6272명, 2만8323명에 달한다.
특히 영국은 셀트리온이 자사의 대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인플릭시맙)의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곳이어서, 이 같은 업계의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등은 현재 모집 환자 수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며 "GC녹십자와 셀트리온이 환자 모집 문제를 해결할 경우,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코로나19 임상시험은 총 15건으로,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이 13건, 백신 관련 임상시험이 2건이다. 이 중 상업화 임상시험은 8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7건은 연구자 임상시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