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치매약 '메만틴' 서방형 제제 손떼나?
대웅제약, 치매약 '메만틴' 서방형 제제 손떼나?
'DWJ1458' 임상1상, 식약처 승인 2개월 만에 철회

"과제 진행 여부 재검토 … 결정된 사항 없어"

제약업계,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에 주목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6.16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왼쪽)와 오필수 한국룬드벡 대표가 12일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한국룬드벡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에빅사'의 국내 공동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뒤 양사의 공조를 다짐하는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왼쪽)와 오필수 한국룬드벡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서울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한국룬드벡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에빅사'의 국내 공동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뒤 양사의 공조를 다짐하는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치매 치료제 성분인 '메만틴염산염'의 서방형 제제 개발을 시작하자마자 중단했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서방형 제제로 치매 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던 만큼 개발 중단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치매 치료제 'DWJ1458'의 임상1상 시험을 철회(WITHDRAWN)했다. 지난 4월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상업화 임상에 돌입한 지 불과 2개월여만이다.

임상 철회는 첫 연구대상자가 등록되기도 전에 연구가 중단된 상태를 의미한다. 임상 재개 가능성이 있는 일시 유예(SUSPENDED)와 달리 임상 시험이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해당 약물의 임상을 진행하려면 식약처로부터 별도의 임상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내부 논의를 통해 이 특정한 임상 연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과제의 진행여부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 중이고,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DWJ1458'는 룬드벡의 치매 치료제 '에빅사'(메만틴염산염)의 서방형 제제다. '에빅사'는 1일 2회 복용해야 하지만, 'DWJ1458'는 1일 1회 복용 제품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에빅사'는 에자이의 '아리셉트'(도네페질염산염)와 함께 치매 환자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지난해 기준 원외처방액은 '아리셉트'가 821억원, '에빅사'가 134억원으로 '아리셉트'가 압도적으로 많다. 

업계는 '에빅사'와 달리 1일 1회만 복용해도 되는 '아리셉트'의 장점이 두 약물간 처방액 차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일 1회 용법의 메만틴 서방정은 유럽에서는 2008년, 미국에서는 2010년 각각 승인받아 판매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 이 때문에 대웅제약이 'DWJ1458'의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 잠재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대웅제약이 'DWJ1458'의 임상 중단 배경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아리셉트'를 판매하는 에자이, '에빅사'를 제조하는 룬드벡과 대웅제약의 복잡한 관계로 인해 임상 시험이 중단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나온다.

당초 '아리셉트'의 국내 허가는 대웅제약이 보유하고 있었다. 대웅제약은 2000년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리셉트'를 허가받아 자사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다. 판매는 에자이가 담당했다. 

이후 지난 2018년 에자이는 종근당과 제품 판매를 공동으로 진행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아리셉트' 허가권도 대웅제약에서 한독으로 넘어갔다. 눈여겨볼 점은 '아리셉트' 제조는 여전히 대웅제약이 맡아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빅사' 역시 대웅제약이 얽혀 있는 제품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7월 룬드벡과 '에빅사'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종합병원 및 병·의원 등 전 부문에서 영업 및 마케팅을 함께 진행해 왔다. 

대웅제약은 룬드벡과 '에빅사' 공동판매를 진행하는 도중에 '에빅사' 서방형 제제 개발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방형 제제는 국내 제약사들이 많이 개발하는 약물 중 하나다. 임상에 나서자마자 중단하는 일은 이례적으로, 개발의 문제라기보다는 회사의 전략적인 선택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대웅제약이 과제 진행 여부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임상시험을 통해 'DWJ1458' 개발을 완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