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피부질환인 건선(psoriasis)이 심해지면 건선성 관절염(psoriatic arthritis)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그런것인지 이유가 밝혀졌다. 염증성 관절염의 일종인 건선성 관절염은 만성적 피부병인 건선 환자들의 6~42%에서 발병하는 고질병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소재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의과대학 피부과 니콜 워드(Nicole Ward) 교수 연구팀은 자신들이 기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후속연구를 통해 KLK6(Kallikrein Related Peptidase 6) 단백질이 더 많이 발현될수록 건선 증상이 심해지며 단백질 분해효소 촉진 수용체-1(PAR-1)와 결합해 관절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지난 2017년 워드 교수팀은 쥐 모델을 이용해 건선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네 가지 단백질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효과적인 치료제의 표적을 찾기 위해 건선 쥐 모델인 KC-Tie2 쥐와 정상 쥐의 피부조직 샘플을 채취해 비교한 결과 KC-Tie2 쥐의 피부조직 샘플에는 stefin A1(342.4배), slc25a5(46.2배), serpinb3b(35.6배), KLK6(4.7배) 등 네 가지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건선 환자의 피부조직 샘플에도 네 가지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 중 KLK6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당시에도 PAR-1 수용체가 건선환자의 피부 세포와 면역 세포에서 과잉 생산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근거로 KLK6가 PAR-1을 통해 신호를 보내 염증을 유발하고 건선성 관절염이 생긴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번 연구를 통해 그 가설을 검증했다.
이번에도 건선 쥐 모델과 건선 환자의 피부조직 샘플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건선 쥐 모델의 건선세포에서 KLK6 수치를 정상 수준으로 낮추자 피부 상태가 개선되고 건선성 관절염이 나타나는 비율도 현저히 낮아졌다.
이어 연구팀은 페트리 접시(배양 접시)에 건선 환자의 피부조직을 넣은 뒤 KLK6 단백질이 PAR1 수용체와 결합하는 경우와 다른 수용체와 결합하는 경우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KLK6 단백질이 PAR1 수용체와 결합하는 쪽의 건선세포 확산 속도가 확실히 빨랐다. 피부조직 질환이 관절질환으로 이어지게 하는 매개체를 찾은 것이다.
니콜 워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피부 질환인 건선이 어떻게 뼈와 관절까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게 됐다”며 “향후 KLK6 단백질과 PAR1 수용체 발현 정도를 통해 건선 환자 중 건선성 관절염에 걸릴 환자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우리 몸의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인 건선은 전신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줘 피부뿐만 아니라 손톱·관절 등도 공격한다. 특히 대표적인 동반질환인 건선성 관절염이 생기면 심한 통증과 함께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등 관절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기존 연구를 통해 건선 환자 중 약 3분의 1 정도가 건선성 관절염에 걸린다고 알려지긴 했지만 그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