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세균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바이러스인 파지(bacteriophage)에서 항생제를 무력화시키는 새로운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인하대 조장천 교수, 문기라 박사, 명지대 이상희 교수, 중앙대 차창준 교수 등 연구팀은 한강에 존재하는 파지에서 항생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동정’, ‘한강 바이롬 베타락탐 분해효소’(HRV) 등으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한강 표층수를 채취, 세균을 제거하고 바이러스만 농축했다. 핵산 추출을 통해 130만개의 염기서열 조각을 얻었고 이 가운데 25개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후 숙주세균의 배양이 어려워 파지를 분리·배양하기 어려운 만큼, 환경 내에 있는 파지의 유전자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바이러스 메타유전체(바이롬·Virome) 분석방법을 사용했다.
바이러스 유전체의 서열을 대용량으로 확보하고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활성을 확인한 결과, 환경 바이러스 중에서는 최초로 활성이 있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는 기존 슈퍼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베타락탐 분해효소 유전자와 분해활성을 나타내는 핵심서열은 동일하지만 나머지 부분의 연관관계가 매우 낮은 새로운 분해효소다.
연구팀은 “향후 이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실제 병원성 세균에 전달될 수 있는지 숙주세균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환경부 환경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6월 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