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거대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경쟁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에 합병을 제안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제안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 “지난 5월 아스트라제네카가 길리어드 측에 합병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단지 합병 제안만 했을 뿐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다. 길리어드 측은 현재 자문위원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두 기업 사이의 공식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길리어드는 치료제 공급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어 양사간 합병이 이뤄진다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9월 백신 20억개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 각 4억 여 개, 그 외 국가에 10억 개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 등이 전해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주가는 최근 계속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 지난 12개월 동안 약 41% 상승했으며 지난 1년 동안 늘어난 시가총액만 50조 정도다.
길리어드는 현재까지 가장 인정받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만드는 회사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기도 했다.
원래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감염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지난 3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특례 수입을 승인했다.
길리어드가 전세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강타했을 당시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하면서부터다. HIV(에이즈바이러스) 억제제 트루바다(Trubada)도 만들고 있다.
두 거대 제약사의 합병이 현실화되면 지금까지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가장 컸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 Co,BMS)의 셀젠(Celgene Corp) 합병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퀩은 셀젠을 740억 달러(약 89조 4660억 원)에 인수했다.
이와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업종을 포괄하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와 길리어드간 합병은 전 세계 역대 인수합병(M&A) 규모 10위 안에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5일 주식시장 마감 시점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시가총액은 1410억 달러(약 170조 4690억 원)이며 길리어드는 960억 달러(약 116조 640억 원)에 달했다. 따라서 두 회사가 합병을 할 경우 시가총액만 300조에 육박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