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무노조 경영 깨졌다
강동경희대병원 무노조 경영 깨졌다
3일 보건의료노조 강동경희대병원지부 출범

초대 지부장에 이승훈 임상병리사

보건노조, 출범과 동시에 경영진에 경고장

“합법적 노조활동 방해하면 힘으로 맞설 것”
  • 임도이
  • 승인 2020.06.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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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2006년 개원 이래 무노조 경영기조를 유지해온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강동경희대병원 직원들은 6월 3일 일과후 병원 인근에 모여 보건의료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지부 설립총회를 가졌다. 지부장으로는 이승훈 임상병리사(35)가 선출됐다.

노조는 조합 설립 이유로 같은 학교 법인 소속인 경희의료원과 비교할 때 현격히 열악한 근무조건을 꼽았다. 우선, 임금제도다.

노조에 따르면 강동경희대병원은 경희의료원과 달리 성과 및 업무능력 등에 따라 책정되는 연봉제로 매년 계약에 따라 동료들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본인의 연봉은 비밀유지 의무가 주어진다. 이러한 임금제도는 직원 간 위화감 발생은 물론, 상호 협업이 중요한 병원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는데 있어서 정서적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임금뿐 아니라, 복지제도, 모성보호 제도 등 그 어느 것 하나 경희의료원과 비교할 때 뒤처지지 않는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밤 근무나 시간외근로에 대한 보상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바로 통상임금 문제이다. 직원들은 통상임금 산정에 따른 임금 산입 범위 확대가 경희의료원과 비교할 때 더디게 이루어져 그동안 야간이나 시간외근로에 따르는 보상이 낮았다고 지적한다.

노조는 낮은 보상체계의 임금제도가 무엇보다 간호 인력의 이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는다.

노조측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간호 인력의 높은 이직 현상은 잦은 밤 근무로 인한 신체적·정서적 피로도가 가장 큰 이유"라며 "그런데 강동경희대병원은 노동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학병원보다 통상임금 확대에 소극적이었다"고 밝혔다.

노조가 주장하는 문제는 또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취업규칙에 따르면 3교대 근무자의 근무시간은 1일 8시간이다. 환자를 돌봐야 하는 병원의 특성상 휴게시간을 부여해도 실제 사용에서는 병원의 지휘·감독이 뒤따른다. 따라서 8시간 모두가 근무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8시간 근무만으로 환자를 돌보는데 필수적인 인수인계 시간은 확보조차 되지 않았다. 노조는 취업규칙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측은 복지후생제도 확대, 간호인력의 이직율을 낮추기 위한 전반적인 노동조건 개선에 대해 시급히 개선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출범과 동시에 병원측을 압박했다. 

 

노조는 병원측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폭언·폭행, 성희롱 등에 대한 대응도 소홀하다는 입장이다.

강동경희대병원지부 관계자는 "폭언·폭행, 성희롱의 문제가 발생해도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이는 피해자를 대변할 노동자 위원 없이 보직자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하거나 마무리하는 형태로 문제를 풀어왔기 때문이다. 개선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무엇보다 많은 직원이 제기하는 병원의 문제는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소통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분기별로 열리는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이러저러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전달되지만 돌아오는 답은 ‘검토하겠다’라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분기를 지나 노사협의회를 열지만, 검토는 검토일뿐 답을 찾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조차 노사협의회 운영에 회의적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동조합은 소통의 창구로서 병원측과 상호 호혜의 대등한 관계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제기되는 숙원과제를 풀어나갈 방침이다.

초대 이승훈 지부장은 설립총회후 “15년 동안 무노조 상태에서 강동경희대병원은 경희의료원뿐만 아니라 여느 대학병원과 비교할 때, 노동조건이 열악했다”며 “직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서로 위화감만 쌓이는 잘못된 문화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병원측과 협력하여 이렇듯 잘못된 직장문화와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 가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노조 설립 배경을 강조했다.

이날 설립총회에는 보건의료노조 김경규 부위원장, 최희선 서울지역본부장, 손기경 경희의료원지부장, 장정윤 강동성심병원지부장 및 서울지역 간부 등이 함께했다.

한편 강동경희대지부의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는 “국내 유수 사학 재단 소속 대학병원으로 헌법적 권리인 노동조합 설립에 따른 불필요한 노사갈등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대와 달리 현장에서 노동조합 가입을 방해하거나 정당한 조합 활동을 지배 개입한다면 7만2천 조합원의 힘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병원측에 경고장을 날렸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빠른 시일내 병원의 최고 책임자와의 면담을 추진하여 노사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학교 법인인 경희대의료원에 소속 지부가 있느니만큼, 향후 단체협약 추진에 대하여 탄력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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