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일본 연구팀이 인간배아줄기세포(ES세포)로 만든 간 세포 이식을 통해 선천성 난치성 간질환을 앓는 유아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NCCHD)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암모니아 분해 능력이 태어날 때부터 부족한 선천성 요소회로이상증(UCD, Urea Cycle Disorder)을 앓고 있는 신생아에게 인간배아줄기세포(ES세포)를 분화해 만든 간세포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1만 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요소회로이상증이란 요소 관련 효소가 부족해져 고암모니아혈증과 중추신경계 독성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근본적 치료 방법은 간이식뿐이다.
이번 환자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요소가 부족한 신생아였기에 수술 가능 적정체중인 6kg이 될 때까지 목숨을 잃지 않도록 ES세포를 이용해 분화시킨 간세포를 이식하는 임시 조치를 취했다.
연구팀은 환자가 생후 6일째 되는 시점에서 1억9000만개에 달하는 분화세포를 탯줄 혈관을 통해 환자의 간 혈관에 닿도록 이식했다.
이후 9주 동안의 관찰을 거쳐 지난해 12월 암모니아 분해 기능이 정상화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일시 퇴원한 후 몸무게가 간이식이 가능한 정도로 늘어난 올해 3월, 아버지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환자의 암모니아 분해능력을 비롯한 아기 환자의 간기능은 정상이다.
연구팀은 신생아가 이식 수술이 가능한 정도로 성장할 때까지, 암모니아 분해 기능을 정상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이번 실험을 ‘교량치료’라고 명명했다.
ES세포는 수정 후 만들어진 배아 배반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일컫는데, 어떤 장기나 조직으로도 성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재생이 불가능한 조직이나 기관에 새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아 왔다.
이번 임상실험을 주도한 NCCHD 장기이식센터 후쿠다 고야 진료부장은 “그동안 간세포 이식 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간세포의 안정적인 공급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이었지만 이번에는 ES세포에서 간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산됐다”면서 “이번 ‘교량치료’의 성공으로 요소회로이상증을 앓고 있지만 간 이식을 당장 받을 수 없는 신생아들을 치료할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NCCHD는 올해 안에 세 번 정도 관련 임상시험을 시행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며, 향후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일명 IPS세포)를 접목한 연구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