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정확한 알츠하이머 사전 진단법 개발
값싸고 정확한 알츠하이머 사전 진단법 개발
美 듀크대 연구팀, 발병여부 사전 인지 영상장치 개발

기존 기술보다 값싸고 정확 ··· 진단법도 매우 간단

알츠하이머, 뉴런 최상층부 구조와 성분도 변화
  • 서정필
  • admin@hkn24.com
  • 승인 2020.05.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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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한 쥐(왼쪽)과 정상 쥐(오른쪽)의 망막 형광 이미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 망막 위쪽 녹색 부분이 아밀로이드 퇴적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 듀크대학교)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의 발병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는 영상장치가 미국에서 개발됐다. 망막의 두께와 망막 내 특정 부위의 성분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의 발병 여부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알츠하이머 검사는 대개 인지 장애 증상이 나타난 후에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뇌영상이나 뇌척수액 검사, 행동 검사 등를 통해 이뤄진다. 반면 새로 개발된 영상 장치는 기존 기술에 비해 진단법이 간단하고 훨씬 저렴하며 정확도가 높아 상용화될 경우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망막 두께가 건강한 사람이나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이들에 비해 더 얇으며 망막 표면의 미세혈관들도 더 많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망막 위쪽 뉴런 최상층부의 구조와 성분 변화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냈다. 이어 연구팀은 이 두 가지 바이오마커를 고려해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더욱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망막 두께만으로 판정할 경우 알츠하이머가 아니더라도 망막이 얇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녹내장(glaucoma)이나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도 망막이 얇아진다. 더 나아가 측정 당시 기계의 상태나 환자 개개인의 망막 두께가 모두 다를 수 있어 질환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와 관련한 망막 내 다른 바이오마커를 찾기 시작했고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

 

광간섭단층영상을 통해 정상 쥐(위쪽)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한 쥐(아래쪽))의 망막층 두께를 비교한 사진. 이 사진을 보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의 망막은 위쪽이 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쥐 대상 광간섭단층영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 촬영 결과와 반사된 빛의 각도를 특정해 망막 표면의 질감 변화를 측정한 결과,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일 경우 망막 위쪽에는 있는 뉴런 최상층부의 구조와 성분도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 변화가 아밀로이드 물질이 퇴적되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측정법은 망막 두께뿐만 아니라 내측 망막 위쪽 신경섬유층 구조와 성분 변화도 함께 측정함으로써 두께만을 측정하는 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확도를 더욱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망막을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는 이유와 관련,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곳으로 중추신경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뇌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치매로 인한 뇌의 미세 혈관 변화가 망막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애덤 왁스(Adam Wax) 듀크대 바이오의학공학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은 보통 환자가 인지저하 증상을 보인 후에야 값비싼 MRI(자기공명영상)나 PE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이뤄지게 되는데,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비침습적이고 검사 방법도 간단하다”면서 “망막질환에 대한 단순 검진에만 쓰이던 OCT 기기가 신경퇴행성 뇌질환 진단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한 의료기 생산 회사와 함께 개발 중인 저비용 OCT 검사 기기에 이번에 개발한 측정법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왁스 교수는 “기존 OCT 기기는 무게가 60파운드(약 27kg) 이상이고 밑면적도 큰 데다가, 가격도 최대 12만 달러(약 1억 4700만원)인 데 반해, 저비용 기기는 4파운드(약 1.8kg) 무게에 도시락 크기 정도에 가격도 1850만원 정도”라며 “알츠하이머 측정법 통합 작업과 기기 상용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알츠하이머 검사를 병원 진료실이나 약국에서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치매센터가 지난 4월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9’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약 10분의 1인 약 75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이 중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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