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만성췌장염은 췌장의 칼슘 이온 통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독일에서 나왔다. 만성췌장염 발생의 직접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독일 뮌헨공과대학(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 TUM)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 경험이 없는 유럽 및 일본의 만성췌장염 환자 1950명을 대상으로 병증의 발병기전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 경력이 있는 환자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다른 변수로 인한 발병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성췌장염이 일어나는 메커니즘만 자체만 분석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TRPV6’라는 췌장 칼슘 이온 수용체에서 발생한 유전자 결함이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 쥐에서 ‘TRPV6’을 제거한 뒤 음식물을 투여하는 실험을 한 결과, ‘TRPV6’이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만성췌장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TRPV6’는 췌장에 칼슘이온이 적당량만 수용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칼슘이 과도하게 췌장에 들어갈 경우 그 독성 때문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 염증으로 췌장 자체에 섬유질 변화가 이어져 만성 염증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하이코 위크(Heiko Witt) 뮌헨공과대학 소아영양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췌장염 치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이며 ‘TRPV6’의 결함 여부는 췌장염 표준 진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크 교수는 그러면서 “이전의 만성췌장염 관련 연구는 주로 췌장에서 소화효소를 만드는 아시너스(acinus) 세포의 문제를 밝히는 것에 집중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방향이 칼슘 이온 통로 및 칼슘 대사 문제로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