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쉬라고요? ··· 돈은 누가 벌라고?”
“아프면 쉬라고요? ··· 돈은 누가 벌라고?”
남인순 의원, 민주노총‧한국노총 등과 상병수당 도입 촉구

“OECD 회원국 중 상병수당제 미도입 국가 한국과 미국뿐”
  • 임도이
  • 승인 2020.05.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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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 사태는 질병이나 상해 등으로 근로능력을 상실한 노동자의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시행돼 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아프면 쉬라’는 수칙을 제시했지만, 쉼은 곧 소득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는 아파도 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송파병)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건강과대안, 보건의료단체연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가 아플 때 맘편히 쉴 수 있는 사회안전망으로서 ‘상병수당과 유급병가휴가제도 도입'을 촉구해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면서 “누구나 아플 때 쉴 수 있어야 하고, 상병수당 도입과 유급병가휴가 법제화는 노동자가 아플 때 소득감소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우선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인 상병수당과 유급병가휴가를 즉시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첫 번째 수칙으로 ‘아프면 집에서 쉬기’를 제시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는 아파도 쉴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노동자가 아프거나 다쳐서 근로능력을 상실했을 때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질병 관련 소득보전 제도로 산업재해보험의 요양급여와 휴업급여가 있지만 '업무상 질병'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대상은 매우 한정적이다.

반면, OECD 36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와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상병수당을 도입하고 있다. ILO(국제노동기구)는 이미 1952년부터 사회보장 최저기준에 관한 조약을 통해 상병수당 규정을 제시하여 각 국가에 권고해왔다. WHO와 UN도 상병수당을 보편적 건강보장의 핵심요소로서 국가수준의 사회보장 최저선에 포함하도록 요구해왔다.

남인순 의원은 “한국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에 대통령령으로 상병수당을 부가급여로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어서 법 개정 없이도 도입이 가능하다”며 “상병수당 제도 시행은 정부 의지의 문제이며, 아프면 쉬라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아프면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의원은 또 “질병에 대한 소득보장제도는 상병수당 지급 외에도 회사의 법적 책임 강화를 통해 유급병가를 의무화하는 방법이 있는데, 정부와 국회는 유급병가휴가를 즉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2018)에 따르면, 유급병가를 보장하는 기업은 7.3%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본인이나 가족에게 상병이 발생하면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를 사용해서 치료받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차휴가가 의무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OECD 36개 회원국 중 상병수당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미국뿐”이라며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이 넘었음에도 상병수당제와 유급병가휴가를 도입하지 않은 것은 늦은 감이 있으며,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유재길 부위원장은 “현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한 의료비 부담경감에만 국한되어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으로 인한 가계의 소득중단 등에 대한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며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제’ 도입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보고서에서 상병수당 소요재원이 연간 최소 8000억원, 최대 1조7000억원으로 추계되었다”면서 “이는 국민건강보험법 108조에 근거한 건강보험재정 20%에 대한 국가책임을 정상화한 재원(연간 5조7000억원 추가확대)과 UN사회권위원회가 권고한 의료급여 대상확대(2.8% → 7%)를 통한 건강보험재정 여유분(연간 6조원)으로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진한 정책국장은 “정부가 내놓은 생활방역 제1수칙 ‘아프면 3~4일 집에서 쉰다’는 지키기 어려운 수칙이고, 유급휴가와 상병수당이 도입되지 않으면 코로나19 방역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진정으로 감염병을 차단할 의지가 있다면 이를 위한 사회적 조건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이조은 선임간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광범위한 실업과 빈곤, 소득 손실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려면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사회시스템을 재구축하여 사회적 항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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