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추격이 시작됐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추격이 시작됐다
‘렘데시비르·클로로퀸·칼레트라’ 등 연구결과 '기대이하'

국내 제약업계, 조만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돌입

政, 전폭적 지원 약속 … 상용화 시기 앞당겨지나
  •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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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2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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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치료제 연구 개발 실험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던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 ‘칼레트라’ 등이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개발은 다소 늦게 시작됐으나, 초기 연구단계에서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인 데다,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어 선발 주자들을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대 모았던 치료제
임상시험 결과는 실망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연구 자료 사이트에 올라온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보고서 초안을 입수, 중국에서 진행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환자 237명 중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하고 이들의 증상을 나머지 79명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실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고, 혈류 내 바이러스를 줄이는 데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18명의 환자는 투약을 중단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길리어드는 “해당 연구는 낮은 참여율로 조기 종료됐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해명했으나,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세계 각국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역시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368명을 대상으로 미국 보훈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로클로로퀸 투약군(97명)의 사망률은 27.8%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이드로클로로퀸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11.4%)보다 2배 높은 수치다.

클로로퀸의 부작용 논란이 거세지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FDA는 하드록시클로로퀸이나 클로로퀸을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처방받은 코로나19 환자들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보고를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의료 전문가들과 환자들에게 하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과 관련돼 알려진 위험에 대해 상기하고자 한다”고 경고했다.

애브비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이 약물은 중국 연구팀이 지난 3월 199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험을 진행한 중국 광저우 제8인민병원의 연구팀은 이달 20일 국제 학술지 '셀'에 기고한 보고서를 통해 86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추가 임상 시험 결과도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칼레트라’(34명)와 다른 항바이러스 약제인 ‘아르비돌’(35명)의 효과는 위약과 큰 차이가 없었다.
 

성과 내는 국내제약사
임상 2상 돌입에 박차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 받던 의약품들이 연일 실망스런 소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20여건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기존 약물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에 나선 제약사는 이뮨메드와 부광약품, 동화약품 등이 있으며, 항체를 이용한 연구에 나선 제약사는 셀트리온이 대표적이다.

이뮨메드의 ‘HzVSF v13주’는 올 7월 임상시험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HzVSF v13주’는 당초 이뮨메드가 B형 간염과 인플루엔자 폐렴 등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이다.

이뮨메드가 ‘HzVSF v13주’를 가지고 임상 1상을 시험한 결과 코로나19 환자 7명 중 4명은 바이러스가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7명의 환자 중 6명에게 칼레트라 등 다른 치료법과 병행치료가 이뤄져 증상 호전이 ‘HzVSF v13주’ 때문에 이뤄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뮨메드 안병옥 대표는 “코로나19에 대한 1상 임상에 대한 시험보고서가 4월말 나오는 등 마무리 단계”라며 “6월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임상시험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국내 기업 중에는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레보비르'는 앞선 시험관 내(in vitro)시험에서 ‘칼레트라’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임상 2상은 총 60명의 중증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HzVSF v13주’와 ‘레보비르’가 기대 만큼의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상당하다. ‘렘데시비르’, ‘칼레트라’ 등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던 글로벌 제약사의 기존 항바이러스제들이 임상시험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쥐꼬리망초(작상)를 기반으로 한 천연물의약품인 ‘DW2008’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동화약품의 의뢰를 받아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DW2008’을 이용해 세포실험을 실시한 결과 ‘렘데시비르’보다는 3.8배, ‘클로로퀸’보다는 1.7배, ‘칼레트라’보다는 4.7배 높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DW2008’은 이미 비임상과 임상1상 시험을 통해 사람 기준으로 3.4g의 고농도에서도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이르면 오는 6월 중 임상2상 시험 진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다른 약물들과 달리 천연물 의약품이어서 안전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중화능력 검증을 통해 최종 항체 후보군 38개를 확보하는 등 항체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화능력 검증은 항체와 바이러스를 혼합해 숙주세포에 감염시킨 후 항체에 의해 숙주세포가 살아나는 정도를 알아보는 시험법이다.

셀트리온은 실험용 쥐 대상 효력시험 및 영장류 대상 독성시험을 병행 실시해 개발 기간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임상시험은 이르면 7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다수 국내 제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개발 진척도가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조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금전적·제도적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어서, 이들 치료제의 개발 속도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보건복지부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산·학·연·병 협의체인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본격 가동하고,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적극적인 제도개선 추진에 나섰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으로 금전·행정적 걸림돌이 줄어들면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신속하게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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