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 이유③] 투명성과 성숙한 시민의식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 이유③] 투명성과 성숙한 시민의식
확진자 동선 및 하루 2만 건 이르는 진단검사 결과 그대로 공개

정부 정책 신뢰도 상승 … 상황 안정 원동력

사재기 없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한 몫
  • 서정필
  • 승인 2020.05.11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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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하순만 해도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한국은 불과 50여 일만에 세계가 주목하는 방역 모범국으로 떠올랐다. 4월 중순 하루 확진자수가 두 자리 숫자로 내려가더니 최근에는 지역사회 감염 환자수가 0명을 기록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3주 정도 늦게 확진자 대폭발을 경험한 미국 그리고 유럽 각국들은 앞 다투어 한국이 실행한 모법답안을 따르기 시작했다. 대구의 31번 환자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났던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① 발 빠른 대처 ··· 세계의 모범으로

② 시스템과 인프라의 힘

③ 투명성과 성숙한 시민의식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 담당 의료진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 담당 의료진 (사진 서울대학교병원)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정부는 지난 4월 27일 이태호 외교부 2차관 주재로 ‘코로나19 대응 국제 방역협력 총괄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어 TF 운영계획안과 ‘K-방역(한국의 방역모델)’ 웹세미나 시행계획안을 협의했다.

이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진 것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의 방역모델을 참고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4월 중순 기준으로 40여개가 넘는 국가가 한국에 이 같은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방역 시스템 중에서도 외국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정부의 투명한 정책 실행과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진단키트를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하루 1만5000명에서 2만명을 검사하고, 그 결과를 매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그대로 공지하고 확진자를 철저히 격리했다. 나아가 확진자 발생 속보와 동선을 정보통신 인프라를 통해 국민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알렸다.

5년 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을 공개하지 않아 집단감염을 막지 못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발생 초기부터 철저하게 관련 정보를 그대로 공개한 것이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의과대학 동기들의 대화방을 통해 알린 ‘우한영웅’ 故 리웬량 씨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사회 불안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공안 조사를 받게 한 것이나, 일본이 공식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요코하마 항 정박 중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난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탑승자를 확진자 숫자에서 뺀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국민들은 이 같은 정부의 투명성에 신뢰를 나타냈고, 세계 각국이 애먹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4월 중순께부터는 일별 확진자 수가 열 명 안팎으로 조절되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말 누적 확진자 수 기준 세계 2위를 기록했던 한국은 불과 두 달여 만에 3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세계가 주목하는 방역 모범국이 됐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4월 10일 오전 세종시 한솔동 사전투표소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4월 10일 오전 세종시 한솔동 사전투표소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이러한 성숙한 시민의식은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상황 반전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외국에서는 군중의 불안 심리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생수와 휴지 등 생활필수품 사재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한국에서 이러한 광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민들은 정부가 제시하는 지침에 따라 평정심을 유지하며 하루하루를 지냈으며, 대구·경북 지역에 의료 공백 현상이 발생하자 전국에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싸웠다. 병원이나 공공장소에 입장할 때 체온을 측정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손 소독을 하는 것 등은 일상이 됐다. 이러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도 큰 무리 없이 치러냈다.

외신들은 이 같은 한국의 방역 선진국으로서의 면모에 찬사를 쏟아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의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보여준 투명성과 대처 능력은 다른 국가에 교훈을 주고 있다”며 “서방의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도 이 정도로 시민의식이 높고, 정부가 대중의 신뢰를 받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터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한국, 법치국가의 한계를 시험 중’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많은 감염자가 나온 것은 (방역 실패가 아니라) 자유로운 언론과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5월 1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총확진자 수는 1만874명으로, 한때 전 세계 2위였던 확진자 순위는 38위로 내려갔다. 정부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 정국을 논의하며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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