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 이유①] 발 빠른 대처 ··· 세계의 모범으로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 이유①] 발 빠른 대처 ··· 세계의 모범으로
2017년부터 감염병 대비 진단키트 제작 체계 마련

경기도에서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 전국적 도입
  • 서정필
  • admin@hkn24.com
  • 승인 2020.05.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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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하순만 해도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한국은 불과 50여 일만에 세계가 주목하는 방역 모범국으로 떠올랐다. 4월 중순 하루 확진자수가 두 자리 숫자로 내려가더니 최근에는 지역사회 감염 환자수가 0명을 기록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3주 정도 늦게 확진자 대폭발을 경험한 미국 그리고 유럽 각국들은 앞 다투어 한국이 실행한 모법답안을 따르기 시작했다. 대구의 31번 환자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났던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① 발 빠른 대처 ··· 세계의 모범으로

② 시스템과 인프라의 힘

③ 투명성과 성숙한 시민의식

2017년부터 질병관리본부를 이끌어온 정은경 본부장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라는 말처럼 같은 대책이라도 실행하는 시점에 따라 그 효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나라는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감염병 상황에 대비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한몫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상용화돼 현재 여러 나라에 수출되고 있는 진단키트 개발 과정을 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선제적 대응, 세계의 찬사를 받다 


준비의 시작은 3년 전 문재인 정부 출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질병관리본부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질병관리본부장은 차관급으로 승격됐고, 메르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검역체계가 정비되고 민관의 협업 창구도 마련됐다. ‘코로나19’ 대응 시 민간기관이 진단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분석센터를 신설하고 진단시약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영웅으로 떠오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탄생과 함께 질병관리본부의 수장이 됐다. 그는 임기 시작과 함께 원인불명 발열환자의 검체로 원인 바이러스를 밝혀내는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한다.

사스나 메르스같은 감염병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빠른 진단 체계를 갖추는 것이 감염병 차단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상의 질병을 모델로 실험용 진단 키트를 만들어 ▲급성 발열과 호흡기 증상 ▲급성 설사 ▲급성 발진 등 10개 질병에 대해 모의 테스트를 거치며, 민간 전문 자문위원의 도움을 받아 진단키트의 완성도를 높여나갔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소식이 들리자마자 2년 여 준비한 프로그램 대로 진단 키트 제작에 돌입했고 한 달 만인 1월 말 개발 완료 후 시제품을 내놓는데 성공한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준비한 선제적 조치가 빛을 발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생산된 진단키트는 2월 말 대구신천지교회 발 대규모 확산에서 감염병 차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루 1만 5000명에서 2만 명까지 진단이 가능하게 되면서 사태 안정에 큰 도움을 준 것이다. 지난 3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리나라 진단키트의 수출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형태의 선별진료소

이 뿐만이 아니다. 정부에서 개발해 민간기업에 오픈한 진단키트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개발한 진단키트는 ‘코로나19’의 펜데믹 상황을 맞아 그 수출액이 급증했다. 특히 4월에는 전월대비 수출금액이 8.35배로 늘어나 2억123만3500달러(약 2470억원)에 달했다. 

1~4월 누적 수출금액은 2억2598만600달러(약 2774억원)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3015만달러(13.3%)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9.9%), 인도(9.5%), 미국(7.9), 폴란드(6.6%), 아랍에미리트연합(4.3%)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았다. 수출국가는 1월에 1개국에 불과했지만 2월 33개국, 3월 81개국, 4월 103개국로 늘어났다.

관세청 역시 진단키트 수출이 경제활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수출지원에 역량을 강화했다. 예컨대 진단키트 제조에 쓰이는 원료와 부자재를 수입하는 경우 24시간 통관체계를 유지하고 수입검사 및 서류제출을 최소화하는 등 신속통관이 되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 방역 상징이 된 ‘드라이브 스루’ 

3월 초 처음 선을 보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형태의 선별진료소도 빠른 의사 결정과 정책 집행이 빛을 발한 사례다.

시작은 2월 23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안이었다. 이 지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지금처럼 1대1 진료를 하게 되면 위험노출도 크고 방호복 같은 물품 소모도 많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만들면 어떨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즉시 받아들여졌다. 불과 일주일 후인 3월 3일 이재명 지사는 증가하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신속하게 검사하기 위해 재난관리기금, 예비비 등을 긴급 투입해 드라이브 스루형 대규모 선별검사센터를 설치·운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센터가 만들어지면서 의사 1명당 하루 최대 54명까지 검사가 가능해 졌다. 종전까지는 대면 진료 후 소독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의사 1명당 하루에 10명 남짓 했던 검사자수가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한 박자 빠른 ‘코로나19’ 대응에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이외에도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는 실시간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빠르게 공개하고, 확진자가 지나간 곳의 방역 상황도 알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였다.

무엇보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세계적 모범국으로 떠오른 것은 정부와 지자체, 의료계 관계자, 일반 국민 등 국가 구성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극복에 나선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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