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가 주도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
상위 제약사가 주도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
['스마트 팩토리'가 몰고 온 제약·의료기기 4차 산업혁명 ②]
  • 안상준
  • 승인 2020.05.0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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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폰, 스마트 TV, 스마트 PC 등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전자기기에는 언제부턴가 '스마트'(Smart)’라는 단어가 붙기 시작했다. '스마트 X'로 표현되는 이러한 트렌드는 기존 디지털 제품에 정보기술(I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면서 시작됐으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면서 다양한 산업군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자동차와 IT가 결합하고, 의료장비와 의료서비스가 결합하고, 통신장비들이 센서와 결합하는 이른바 ‘융합 산업’의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이는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생산 공장에도 '스마트'가 붙는 것이 요즘 추세다. '스마트 팩토리'라 불리는 이러한 공장은 비용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불량률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제약 및 의료기기 회사들도 '스마트 팩토리'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제약·의료기기 업계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일찌감치 도입한 제약사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와 함께 실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의료기기 회사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편집자주]

① 더 진화한 지능형 생산공장 '스마트 팩토리'

② 상위 제약사가 주도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

③ "고심 끝에 투자한 '스마트 팩토리' 결과는 '대만족'"

[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제약 산업은 생명·보건 등과 관련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정밀 화학 산업으로,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 관리에 관한 규칙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를 준수해야 하며 자재 입고 단계부터 제품 출고까지 전 공정의 생산 물류 추적 등이 가능해야 한다.

정해진 기준치를 벗어난 의약품이 유통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불량 의약품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기 설정된 규격과 품질 요소들을 만족하는 의약품이 지속·반복해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밸리데이션'(Validation) 작업을 의약품 생산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스마트 팩토리'는 이처럼 까다로운 의약품 생산공정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산 설비에 접목된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첨단 ICT를 통해 의약품 품질관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산성 향상·원가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제약사들이 '스마트 팩토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다만,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데는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다 보니 아직까지는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도입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대웅제약 오송공장 전경.
대웅제약 오송공장 전경.

대웅제약은 오송에 cGMP 수준의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이 공장은 지난 2016년 준공 후 이듬해 4월 식약처로부터 KGMP 인증을 받았으며, 2017년 1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대지 6만6000㎡, 연면적 약 4만6000㎡ 규모로 주문부터 생산 계획, 원자재 발주까지 전 공정의 자동화를 구현하는 등 최첨단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룰 받고 있다. 

대웅제약의 '스마트 팩토리'는 고품질 의약품 생산을 위해 각 제조 공정마다 인위적 오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폐쇄형 시스템'(Closed System)과 제품의 주요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자동 저장되는 '품질 운영 시스템'(QMS) 등 9가지 IT 시스템이 적용됐다. 24시간 자동화 생산라인으로 연간 20억정의 고형제와 60만 바이알의 주사제 생산이 가능하다.

글로벌 수요와 품질 수준에 대응하기 위해 소품종 대량생산에 특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도 특징이다. 생산·포장·물류의 무인 자동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생산라인 모듈화'를 구축해 필요 시에는 생산을 중단하지 않고도 설비를 단계적으로 증설할 수 있어 생산 증대 등에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오송 공장은 24시간 사물 이동을 감시하는 IoT 모니터링과 무인 자동화를 통해 운영된다"며 "고품질·고효율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혁신 모델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보령제약 예산 신 생산단지에서의 작업 모습.
보령제약 예산 신 생산단지에서의 작업 모습.

보령제약도 지난 2019년 4월 1600억원을 투자해 충남 예산에 약 14만5097㎡ 규모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스마트 팩토리를 설립했다.

글로벌 진출의 핵심 시설로 주목받는 이 공장은 생산·포장에서 배송까지 원스톱 일괄 체계로 구성했다. 자체 통신 기능이 탑재된 설비들에 권한을 위임해 스스로 작동하는 제조 환경을 구축했으며, 공장 내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는 생산관리 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및 전사적 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 생산·경영 분야 시스템과 연동하고 공장 상황에 맞게 최적화했다.

대웅제약 오송 공장과 마찬가지로 생산라인 모듈화를 구축해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 기존처럼 고정된 생산라인을 운영하면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해 새로운 라인을 구축해야 하는 등 생산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모듈 조립이 가능해지면 생산 모듈의 순서 및 다른 제품 생산 모듈로 교체를 통해 생산량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의약품 원료와 완제품 품질 분석 과정에는 첨단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전자 시험 노트'를 도입해 품질 관리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품질 분석 담당자가 전자 시험 노트의 프로그램에 로그인해 실험 후 특정 의약품 등의 품질 합격 판정을 내리면 중간 검토자와 승인자를 거쳐 자동으로 출고되는 방식이다.

보령제약은 이번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내용 고형제 8억7000만정, 항암 주사제 600만 바이알, 물류 4000셀 등 생산 및 물류 처리 능력을 기존 공장 대비 약 3배 늘렸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예산 신 생산단지는 지난해 10월 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GMP 승인을 획득했고, 위궤양 치료제 '스토가' 등 일부 의약품을 생산하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며 "항암제 생산시설도 올해 상반기 중 식약처 실사를 거쳐 4분기 내 GMP 인증을 획득하고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 플랜트 전경.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 플랜트 전경.

한미약품은 지난 2017년 기획·생산·설계·판매·유통 등 전 공정에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반의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한 팔탄 스마트 플랜트(팩토리)를 완공했다.

3만6492㎡의 연면적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인 팔탄 스마트 플랜트는 연간 최대 60억정의 약을 생산할 수 있으며,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공장 자동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축적된 빅 데이터를 토대로 생산 최적화 및 지능화를 구현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스마트 플랜트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수탁 개발·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DMO는 단순히 주문을 받아 생산을 대행하는 CMO와 달리 발주 기업이 요구하는 의약품의 기획 및 연구·개발·상용화에 따른 대량생산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포괄적 사업 영역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탄 스마트 플랜트는 고품질 의약품 생산을 통해 글로벌 한미를 실현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한미약품의 글로벌 브랜드 강화와 해외 진출 및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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