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신종 감염병 위협 … 지속가능한 정책·기술 지원 필요
계속되는 신종 감염병 위협 … 지속가능한 정책·기술 지원 필요
[창간특집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하는 韓의 과제 下]
  • 박정식
  • 승인 2020.05.06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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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국은 정부와 국민, 의료계, 산업계 등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 현재 하루 확진자 수가 적게는 0명, 많게는 10명 안팎으로 조절되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종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방역 수준은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완화됐으며,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경제 활성화 방안 구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비상 체제에서 '포스트 코로나' 체제로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헬스코리아뉴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의 남은 과제들을 짚어보고 그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3편에 걸쳐 살펴봤다. [편집자 주]

 

上 - 수년마다 유행하는 신종 감염병  … 정부 역할론 대두

中 -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가속화 … 돌연변이 극복은 숙제

下 - 계속되는 신종 감염병 위협 … 지속 가능한 정책·기술 지원 필요

코로나19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코로나19는 우리에게 21세기 인류가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메르스 방역에 실패한 뒤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온 한국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1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254명의 사망자를 냈다.

한국은 불과 20년 사이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등 총 4번의 신종 감염병 공격을 받았다. 평균적으로 보면 5년마다 한 번 꼴로 신종 감염병에 노출된 셈이다. 실제 발생 년도를 살펴보면, 사스는 2003년, 신종플루는 2009년, 메르스는 2015년, 코로나19는 2020년으로, 그 주기가 평균치와 유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수년 뒤 또다른 신종 감염병이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언제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정책·기술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 코로나19와 관련된 정책 및 기술 지원이 일회성 대응 전략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10년째 발 묶인 원격진료
21대 국회서 재추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에서는 신종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차단 및 치료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격의료와 같은 비대면 진료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진료체계는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의료진의 감염을 막고 대규모 전염병 확산을 조기에 진단해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24일부터 4월 19일까지 약 2개월 동안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결과, 13만건 이상의 원격진료가 이뤄졌으며, 이와 관련해 별다른 오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정계와 국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10년간 처리되지 않은 원격의료 허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국내에서는 환자와 의사가 직접 만나지 않고 진료상담, 처방하는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정부는 지난 2010년과 2014년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국회에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으나, 이 개정안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2016년 20대 국회가 열릴 당시에도 정부는 동일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 20대 국회의 회기(2016년 5월 30일~ 2020년 5월 29일)가 24일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원격의료 허용 법안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은 이번에도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는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원격의료 허용을 골자로하는 의료법 개정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원격의료 등 비대면 산업과 관련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측면에서 추가 규제 혁파에 속도를 내겠다”고 언급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역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국회에 계류 중인 원격의료 법 개정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필요성을 절감하며 논의의 차원이 달라졌다”며 “21대 국회에서 속도감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서 주목하는 진단기기
일시적 성장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에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 진단기기(키트)가 그것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 기준 126개국이 한국에 진단키트 수출이나 지원을 문의했다. 심지어 25개국 정상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진단키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산 진단키트의 수출액은 지난달 1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1억3195만달러(약 1600억원)를 기록했다. 전월 동기 수출액인 725만달러(약 89억원)보다 18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우한 지역에만 코로나19 감염자가 집중됐던 지난 1월 초부터 진단키트 개발에 돌입했으며, 이후 정부의 긴급사용승인 및 수출을 위한 제도적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세계 각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산 진단키트가 전 세계 코로나19 방역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의 성장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진단 분야는 신약 개발과 달리 그동안 정부나 투자자들에게는 관심 밖이었다”며 “이런 환경에서도 묵묵히 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이 인정하는 진단키트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진단기기 업계는 투자를 외면받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수출에서부터 외교까지 전방위적 역할을 해내면서 대한민국을 방역강국으로 우뚝 세웠다”며 “신약에만 편중된 연구지원의 전환을 비롯해 원활한 해외 수출을 위한 원자재 기업 지원, 인력 양성 등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3월 진단시약을 개발한 국내 한 기업을 방문해 “정부가 국내 업체들의 수출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내 한 체외진단기기 회사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정부는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진단기기 기업의 고충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관계자는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선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주목받는 AI
한국은 인재 부족에 ‘허덕’

진단키트와 함께 인공지능(AI)도 신종 감염병 대응에 필수적인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확진자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조기 성공 지원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구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설치, 개발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지원 대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인공지능 인재 경쟁력을 10으로 볼 때 한국은 그 절반 정도인 5.2에 불과하다. 이는 주변국인 중국(8.1)과 일본(6)보다도 뒤쳐진 수준이다.

국내 인공지능 인재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실무형 기술인력 부족’, ‘선진국 수준의 연봉 지급 어려움’, ‘전문 교육기관 및 교수 부족’ 등이 꼽힌다. 특히 선진국과 비교해 연봉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 보니 인력을 양성해도 해외로 유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대학의 인공지능 관련 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 박사 학위를 따면 최소 5억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1억원도 받기 어운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에서 유능한 인공지능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맥킨지글로벌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이 2030년까지 세계 GDP(국내총생산)에 13조 달러 이상 기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을 만큼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며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대응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만큼 한국도 인재 발굴 및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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