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새로운 ‘항바이러스제(antiviral drug)’ 후보 물질이 미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채플힐 길링 공중보건대(UNC-Chapel Hill Gillings School of Global Public Health) 연구팀은 최근 애모리대, 반더빌트대, 그리고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과 함께 ‘코로나19’를 비롯해 메르스와 사스 등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동물 단계 실험을 마쳤다.
‘EIDD-2801’로 명명된 이 물질은 현재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remdesivir)’처럼 바이러스가 복제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른바 RNA(Ribonucleic acid) 계통의 바이러스로 복제를 통해 증식하하는데, ‘렘데시비르’와 ‘EIDD-2801’은 염기서열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RNA 복제를 방해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다.
연구팀은 “메르스와 사스에 걸리게 한 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 감염 발생 후 12시간에서 24시간 사이에 ‘EIDD-2801’를 처방한 쥐는 폐 손상이 줄어들었고 바이러스 검출량도 감소했다”며 “(인간에게 사용이 가능하다면) 인간은 쥐보다 발병에서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더 길 것이므로 시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배양 과정을 통해 만든 ‘코로나19’에 감염된 인간 폐세포에도 같은 실험을 진행했고 역시 같은 효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EIDD-2801’은 항바이러스성 화합물 ‘EIDD-1931(NHC, 베타-D-N4-하이드록시시티딘)’을 복용하기 쉽게 알약 형태로 바꾼 것으로 경구 투여 후 몸 안에서 분해과정을 거치면 다시 ‘EIDD-1931’로 변환돼 작용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랄프 바릭(Ralph Baric) 길링 공중보건대 역학과 교수는 “이 신약은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심각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수석저자인 티모시 시어한(Timothy Sheahan) 부교수는 “인간 대상 임상 연구는 5월에서 6월 즈음 시작할 계획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이 약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제한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지 모를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의 발생을 통제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