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인구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치명적 신장 희귀질환 ‘알포트증후군(Alport syndrome)’의 중증도를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이 일본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알포트 증후군’은 가장 대표적인 유전성 신질환의 하나로, 신장이 서서히 기능을 잃어가는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난청과 시력저하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말기 신부전으로 이행한다.
사구체 기저막의 주요 구성성분이 되는 단백질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 단백질이 귀와 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병에 걸리면 신장 외에도 귀와 눈에도 이상 증상이 생긴다. 성염색체인 X염색체의 제4형 콜라겐 알파 사슬 5번에 이상이 있거나 2번 염색체 제4형 콜라겐 알파 사슬 3번, 4번에 이상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구마모토대학과 고베대학 합동연구팀은 최근 게놈 분석을 통해 원인 단백질인 ‘제4형 콜라겐’이 삼량체(trimer)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돌연변이 형태를 분석해 이 병의 중증도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었다. 삼량체 형성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폴리펩타이드 사슬에 이상을 일으켜 신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삼량체란 단백질 또는 핵산과 같은 3개의 고분자들이 서로 비공유 결합에 의해 형성된 거대분자 복합체를 일컫는데 ‘제4형 콜라겐’은 이러한 삼량체 구조를 형성해 몸에서 작용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알포트 증후군’과 관련된 제4형 콜라겐의 돌연변이를 심각 4종, 보통 4종, 비병원성 1종 등 모두 9종으로 나누는 데 성공했다. 이어 연구팀은 각 돌연변이 형태마다 정상적인 삼량체 형성을 얼마나 방해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의 예상대로 심각한 돌연변이 4종은 ‘제4형 콜라겐’ 삼량체 형성을 크게 방해했으며 보통으로 분류된 4종은 미미한 영향을 끼쳤고, 비병원성 1종은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로서 같은 알포트증후군을 앓고 있음에도 누구는 빠르게 누구는 느리게 병이 악화되는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슈토 쓰요시(Tsuyoshi Shuto) 구마모토대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돌연변이 형태만으로 환자마다 병의 진행속도를 예측해 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라며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식별해 질병의 성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분류하는 노력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로 알포트 증후군은 물론 각종 유전질환에 대한 정밀의학 분야가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장 관련 국제학술지 ‘키드니 인터내셔널 리포트(Kidney International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