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말라리아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ydroxychloroquine)를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쓰는 것을 두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쪽은 써야한다고 하고 한쪽은 신중해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과 인디애나대학(Indiana University) 심장병 전문의들은 최근 미국 심장학회지에 실은 약물 사용 지침에서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의 병행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약물 모두 비정상적인 심장박동(부정맥)을 촉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물론 심장마비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수백 가지 약물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진 환자처럼 이미 위험에 처해 있거나 위독한 환자들에게 두 가지 약을 함께 사용하면 그 위험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임상의가 현장에서 각 환자마다 상황을 분석하고 이러한 부작용 발현 가능성을 고려해 투약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두 대학 전문의들의 우려다.
이번 지침의 수석 저자인 에릭 스테커(Eric Stecker) 오리건보건과학대학 심혈관의학과 부교수는 “우리가 이러한 약물의 유익성 또는 위해성을 뒷받침하는 임상 결과 데이터를 얻을 때까지, 나는 이 두 가지 약물의 조합을 임상에 적용하는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다른 나라에서도 나왔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3일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라리아 약물을 오남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코로나19 치료에 쓰면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번에 많은 양을 주입하거나 다른 약물과 병용요법을 진행하면 메스꺼움과 구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6일 아침(한국시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가 13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킬 대안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했더니 열도 내리고 폐렴 증상도 개선됐다는 프랑스와 중국의 임상결과가 그 근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소식을 접한 지난달 23일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브라질 보건당국도 지난 4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으며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렇게 같은 약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미국 심장전문의들의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에 대한 경고는 코로나19 환자에에 ‘말라리아 치료제’를 투약하는 것에 대한 적합성 논쟁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