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개량신약 강자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관심이 천연물 의약품에 꽂혔다. 그동안 케미컬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했던 이 제약사는 개량신약은 물론, 신약 개발에도 천연물 성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캐시카우'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펠라고니움 시도이데스' 성분에 '황련'을 더한 급성기관지염 치료 생약 복합제 '로민콤프시럽'의 시판을 허가받았다.
펠라고니움 시도이데스는 항바이러스, 항박테리아, 항균 작용 및 진해거담 등에 사용하는 생약 성분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재배되는 황련은 건위, 진정, 소염, 항균 등의 효능이 있다.
펠라고니움 시도이데스 단일 성분의 시럽제와 정제는 국내 다수 제약사가 판매하고 있으나, 펠라고니움 시도이데스에 황련을 더한 약물을 개발한 것은 유나이티드제약이 처음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항염증, 거담, 진해 등의 효력시험을 통해 두 생약 성분의 최적 조성비를 확인했으며, 반복투여 독성시험과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입증했다.
'로민콤프시럽'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복합제로 6년의 재심사 기간이 부여됐으며, 회사 측이 지난 2017년 관련 특허도 등록해 앞으로 짧게는 6년, 길게는 15년 동안 제네릭 경쟁 없이 안정적인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세운 신약후보 물질도 천연물 의약품이다. 이 회사는 총 3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천연물 기반의 항암제인 'PLK-1 저해제'(가칭) 개발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PLK-1 저해제'는 암의 증식 및 전이와 관련이 있는 폴로-유사 키나아제(Polo-like kinase1, Plk1)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원천 물질은 서울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화학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발굴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015년 이들 기관으로부터 해당 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같은 해 전임상에 착수했으며, 지난 2018년 물질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올해는 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PLK-1 저해제'의 임상1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나머지 2개 신약 파이프라인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와 골종양치료제로, 아직 제제연구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케미컬 개량신약으로 성공 가도를 달려온 유나이티드제약이 첫 신약후보 물질로 천연물 성분을 선택한 것은 과감한 도전이라 할만하다"며 "그만큼 효과와 안전성에 자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천연물 의약품 시장은 식약처가 지난 2016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서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삭제하면서 크게 축소된 상태"라며 "새롭게 개발되는 천연물 의약품들이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