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필리핀 정부가 처음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상업용 시판을 허가했다. 총 4개 제품을 승인했는데, 이 중 절반이 한국 제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CNN·ABS-CB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식품의약국(FDA)은 19일 유전자 검출검사법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 4종의 시판을 허가했다.
2종은 중국 제품, 나머지 2종은 한국 제품으로, 국내에서도 사용 중인 씨젠의 'Allplex 2019-nCoV Assay'와 솔젠트의 'DiaPlexQ N Coronavirus Detection kit'가 포함됐다.
필리핀은 그동안 WHO로부터 진단키트를 지원받아 사용해 왔으나,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필리핀 정부는 제조 국가에서 정식 승인을 받아 현재 사용되고 있으며, 필리핀 FDA에 허가 서류를 완벽히 제출한 제품에 한해 '특별 인증'(SPECIAL CERTIFICATION) 방식으로 시판을 승인하기로 했다. 씨젠과 솔젠트 진단키트의 특별 인증 심사에는 1~2일 정도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도밍고 (Eric Domingo) 필리핀 FDA 사무국장은 "지역 병원과 기부자들은 (승인받은) 키트를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며 "위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품질이나 효과가) 의심스럽거나 공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허가 신청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사용할 때 (정식 승인을 받은 것인지) 잘 식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비상사태 동안 안전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모조품의 입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현재 상황을 이용하려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기준 총 21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17명이 사망하고 8명이 회복했다. 사망률은 8%로, 한국(1%)의 8배에 달한다.
필리핀 보건부(DOH, The Department of Health)는 "진단키트 부족으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은 이달 초만 해도 확진자가 5명도 채 안 됐으나, 지역 확산이 빠르게 일어나며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7일 코로나19 관련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확산 예방을 위한 총동원령을 내렸다.
오는 22일부터는 모든 필리핀 재외공관의 비자발급과 공항에서의 무비자 입국 혜택을 중단할 예정이다.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존에 발급된 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입국을 금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