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환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환자 중 절반가량이 소화문제를 호소하며, 이들의 예후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빈저우 의대 연구팀은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우한하난병원, 우한연합병원, 황강중앙병원 등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204명을 대상으로 확진 후 발생하는 증상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환자 평균 연령은 54.9세였다
연구 결과 거의 절반(48.5%)에 육박하는 99명이 식욕부진, 설사, 구토, 복통 등 소화문제를 나타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진을 받기 전 특별한 소화기 관련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화기 증상이 없는 나머지 105명 중 85명은 호흡기 증상만을 나타냈고 20명은 호흡기 증상이나 소화기 증상이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추적 조사 결과 소화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발병 시점에서 입원까지의 기간이 9일로, 그렇지 않은 환자들(7.3일)보다 이틀 정도 길었다.
연구팀은 “보통 ‘코로나19’는 호흡기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에 소화 문제와 ‘코로나19’ 감염을 연관시키기 어려웠던 것이 그 원인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사 기간동안 소화기 문제가 없는 이들의 회복률은 60%였지만 소화기 문제가 있는 환자 중에선 34.3%만 회복돼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화기 문제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2’ 바이러스가 간 손상을 일으키는 효소와 결합했거나 장내 미생물의 정상적 활동을 방해하는 작용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레이 판(Lei Pan) 빈저우 의대 교수는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이 ‘코로나19’의 의심 증상일 수 있으며, 따라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소화기 증상을 보이면 호흡기 증상이 경미하거나 나타나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진단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현재 ‘코로나19’는 보통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된 지 2-14일 후에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화기 및 위장 문제는 의심 증상으로 언급되고 있지 않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내과 저널’(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