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결국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했다. 팬데믹 선언에 주저하던 WHO가 이처럼 방향을 급선회 한 것은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코로나19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첫 보고된 이후 이날 현재 전세계 확진자수는 12만명에 달하고 피해 국가도 114국에 4291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제 코로나19가 세계적인 대유행 단계에 들어섰다”며 “최근 2주 사이 중국 외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13배 증가하고, 피해국도 3배 늘었다. 앞으로도 피해지역과 환자,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여전히 억제 가능하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팬데믹은 가볍게 혹은 무심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고 만약 잘못 사용되게 되면 이성적이지 못한 공포를 가져오거나 전쟁이 끝나버렸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정으로 받아들여져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81개국은 어떠한 사례도 보고하지 않았고, 57개국은 10건 이하의 사례를 보고했다. 모든 나라는 이번 팬데믹의 진로를 여전히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 선언 전과 후, (WHO의) 코로나19에 대한 평가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WHO가 담당하는 일과 각국이 해야 하는 일도 자연히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모든 나라는 팬데믹의 진로를 여전히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각 국이 탐지·진단·치료·격리·추적 등의 조치를 한다면 일부 확진 사례가 집단 감염과 지역 감염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세계 각국에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11만8000여 건의 확진 사례 가운데 90% 이상은 4개국에서 발생했고, 이 가운데 중국과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상당한 수준의 감소를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팬데믹 선언’ 자체가 세계인들의 불안감과 공포심을 키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한 WHO의 경계심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WHO는 앞서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때 팬데믹을 선언한 바 있는데 신종플루에 대한 팬데믹 선언으로 스위스계 다국적제약회사인 로슈는 '타미플루'라는 독감치료제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WHO가 특정기업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