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 나노버블로 암세포 사멸 유도
고분자 나노버블로 암세포 사멸 유도
초음파 감응성 기포로 암 세포막 붕괴 유도 … 항암면역물질 손상 최소화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20.03.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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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물리적으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 암세포에 대한 체내 대항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고분자 나노버블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소개됐다.

성균관대학교 박재형 교수 연구팀은 9일 초음파를 쬐면 기포가 나오는 나노버블로 암 세포막 파열을 유발, 네크롭토시스 유사 세포사멸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세포막을 붕괴시켜 스스로 사멸하는 괴사의 일종인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는 카스파아제 등 분해효소가 관여하는 자멸사(apoptosis)와 달리, 단백질 분해나 산화 등이 일어나지 않아 암 표지자나 면역유발물질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죽어가는 암세포를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킬 자극제로 이용한다면,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성을 높이는 한편 남아 있거나 전이됐을지 모를 암세포에 대한 체내 면역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에서 네크롭토시스를 유발하는 단백질(RIPK3) 발현양이 낮아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네크롭토시스 유도 나노버블의 구조 및 나노버블-매개 항암 면역 기전 모식도. (자료=성균관대학교)
네크롭토시스 유도 나노버블의 구조 및 나노버블-매개 항암 면역 기전 모식도. (자료=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단백질이 아닌 물리적 자극으로 네크롭토시스를 유발하고자 했고, 네크롭토시스가 세포막 파열을 수반하는 데 착안해 기포를 이용, 암세포를 터뜨리는 고분자를 설계했다. 자가조립형 고분자에 액체 상태의 과불화펜탄을 탑재, 초음파를 쬐어주면 과불화펜탄이 기체로 변하면서 부피가 팽창, 세포막의 붕괴를 유도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RIPK3 단백질 발현 유무와 상관없이 초음파 조사 시 나노버블에 의해 암세포의 구조가 붕괴되는 것을 공초점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실제 대장암 세포에 나노버블을 처리하면 활성산소를 처리한 경우와 달리, 세포손상에 대응하는 면역유발물질(HMGB1)이 산화되지 않고 다량 방출,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의 성숙도를 월등히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폐로 암이 전이된 생쥐 모델에 면역관문억제제(PD-L1 항체)와 함께 나노버블을 병용투여한 결과 억제제 단독투여 시 보다 종양의 무게가 97% 수준의 감소율을 나타내는 등 반응성이 향상됐다.

 

나노버블-매개 네크롭토시스와 기존 항암치료를 통한 세포사멸과의 차이. (자료=성균관대학교)
나노버블-매개 네크롭토시스와 기존 항암치료를 통한 세포사멸과의 차이. (자료=성균관대학교)

박재형 교수는 “특정 단백질의 발현 양상에 따라 치료 효율이 달라지는 종래 네크롭토시스 유발제제들과 달리 물리적으로 네크롭토시스를 유도하기에 암 종에 국한되지 않고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초음파 감응성을 도입, 세포사멸의 시·공간적 제어가 가능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3월3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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