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를 일으키는 구리(copper)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β)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어렵게 해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방해하는 화학적 방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은 구리와 아밀로이드 베타의 상호작용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에 독성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 그리고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와 산소 환경에서 반응할 수 있는 화합물을 만들었고 이 화합물 분자가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의 구리 배위권(coordination sphere,원자나 원자단들이 존재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특정 아미노산에 결합해 산화에 의한 이중 변형을 일으키고 섬유 형성 정도도 이전에 비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전기 분해 이온화 질량 분광법(electrospray ionization-mass spectrometry)을 사용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아미노산 잔류물이 구체적으로 변형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대상 이온의 충돌 유도 분리(CID) 실험도 실시했다. 그 결과 이 결합에서 히스티딘 잔류물이 공유 결합, 산화 또는 둘 모두를 통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산소가 존재하는지 여부, 전이역할을 담당하는 금속의 종류, 산화 활성 금속의 산화수,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의 종류 등 다양한 변수의 통제를 통해 화합물이 분자적 수준에서 아밀로이드 베타의 구리 배위권에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임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 발병에 주로 관여한다고 알려진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발표된 ‘단백질 내 구리 배위권 이중 변형 기법’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외)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구리-아밀로이드β 결합의 화학적 조정 구역을 수정하기 위한 기계론적 접근법(Mechanistic approaches for chemically modifying the coordination sphere of copper–amyloid-β complexes)이라는 제목으로 美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