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공급중단 위기 조영제 해결사로 나서
동국제약, 공급중단 위기 조영제 해결사로 나서
게르베, 오리지널 '리피오돌' “약가 5배 인상·공급중단” 으름장

동국제약, 첫 제네릭 '패티오돌주사' 식약처 허가 받아 '맞대응'

신고품목으로 생동성 면제 ··· 신속심사로 허가 ··· 독점시장 흔들
  • 이순호
  • 승인 2020.02.1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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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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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약가 인상 문제로 공급 불안 사태를 겪었던 게르베의 조영제 '리피오돌'(아이오다이즈드오일)을 대체할 수 있는 제네릭이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동국제약은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패티오돌주사'의 시판을 허가받았다.

리피오돌(출처=게르베코리아 홈페이지)
리피오돌(출처=게르베코리아 홈페이지)

'리피오돌'은 간암 환자의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시행 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하는 조영제다.

국내에서는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약물로, 게르베가 지난 2018년 약가를 5배 인상하지 않으면 '리피오돌'을 국내 시장에서 철수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뒤 실제 공급을 중단, 간암 환자 수술이 지연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결국 한국 정부와 게르베가 '리피오돌'의 약가를 3.6배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제품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게르베의 시장 독점 상황이 계속돼 약가를 볼모로 언제든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조영제 시장의 강자인 동국제약이 해결사를 자청하며 '리피오돌' 제네릭인 '패티오돌주사'를 선보인 것이다.

'패티오돌주사'는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이 면제되는 신고 품목이어서 빠르게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복용 후 혈관 내에서 약물이 퍼지는 속도나 농도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경구제 등과 달리 혈액에 직접 주입하는 주사제의 경우, 오리지널과 원료와 함량이 동일하면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이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 '패티오돌주사'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주사제라도 특수 제형일 경우에는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하지만, 단순 진단용 의약품인 '패티오돌주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며 "신고 품목은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상당 부분 면제되므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다. 다만, 품질 자료, GMP 실사 등은 꼼꼼히 챙긴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식약처가 신속허가 제도를 적용하면서 '패티오돌주사'는 허가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 제품은 최초 허가 신청이 들어왔다가 원료의약품 등록 등을 이유로 한 번 취하한 뒤 요건을 갖춰 다시 신청이 들어온 사례"라며 "다른 혜택은 없었으나, (꼭 필요한 약물이라고 판단해) 부서 간 협조를 통해서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2018년 '리피오돌' 제네릭을 개발하는 제약사에 ▲원료의약품 등록 면제 ▲신속허가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동국제약은 '패티오돌주사'와 관련한 대부분의 사안을 '대외비'로 분류해 외부에 공개를 꺼리고 있다. 

본지는 동국제약 측에 '패티오돌주사'의 개발 배경과 시작 시기, 허가 신청일, 정부로부터 받은 혜택, 원료 수급처 등을 문의했으나, "공개가 어렵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그중에서도 업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원료 수급처. 

지난 2018년 중순, 식약처가 조사한 결과 '리피오돌'의 원료인 '아이오다이즈드오일'을 생산하는 곳은 게르베와 게르베 자회사 단 두 곳뿐이었다. 이 때문에 동국제약 측이 제네릭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지, 외부에서 수급했다면 어디에서 들여왔는지 궁금증이 많은 상황.

본지 취재 결과 동국제약은 중국의 '샹하이 원더 파마슈티컬'(Shanghai Wonder Pharmaceutical)로부터 '아이오다이즈드오일'을 수급했으며, 최근 식약처의 '원료의약품집'(DMF)에 해당 원료를 등록했다.

'패티오돌주사'의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내부 검토 중인 사안으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동국제약의 입장이다.

그러나, '리피오돌' 제네릭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고, 정부 역시 이에 공감하고 있는 데다, 회사 차원에서도 게르베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빠르게 보험 등재 절차를 거쳐 '패티오돌주사'의 시판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리피오돌'의 보험 약가(10mL 기준)는 지난 2018년 회사 측의 인상 요구로 5만2560원에서 19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를 기준으로 '패티오돌주사'의 보험 상한가를 계산해 보면 최초 1년 동안은 오리지널의 59.5%인 11만3050원, 그 이후에는 53.55%인 10만1745원이 된다. 

업계는 동국제약과 건강보험공단이 협상을 거치면 10만원 안팎에서 보험약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게르베 측이 "원가 보전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기존 '리피오돌' 약가(5만2560원)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동국제약 입장에서도 최소한 '손해 보는 장사'는 피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은 조영제 시장의 강자로 기존 영업망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패티오돌주사'가 유일한 제네릭인 만큼 기존 '리피오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출이 크지는 않겠지만,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리피오돌'을 사용하는 상황터라 환자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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