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Fe) 이온 부족한 방선균, 다양한 항생물질 만들어
철(Fe) 이온 부족한 방선균, 다양한 항생물질 만들어
경쟁물질 제거 위해 항생물질 생산 늘려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20.0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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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철(Fe) 이온이 부족한 방선균이 다양한 항생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방선균(放線菌)은 흙이나 마른 풀 등에서 자라는 토양미생물로, 전 세계 항생제 중 70% 이상을 생산할 만큼 중요한 미생물이다.

11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 조병관 교수 연구팀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장경순 박사 연구팀은 방선균과 토양미생물인 점액세균(M. xanthus)과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새로운 항생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공생배양 시 두 미생물간의 철 이온에 대한 활발한 경쟁이 발생하며, 방선균이 보유하고 있는 철 이온 양이 감소했다. (자료=카이스트)
공생배양 시 두 미생물간의 철 이온에 대한 활발한 경쟁이 발생하며, 방선균이 보유하고 있는 철 이온 양이 감소했다. (자료=카이스트)

연구팀은 방선균을 점액세균과 함께 배양할 경우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지만, 방선균과 점액세균을 공생배양 하는 과정에서 철 이온을 충분히 공급한 경우에는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또 방선균 단독 배양 시에도 철 이온 공급을 줄이자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 철 이온 농도가 방선균의 항생물질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이 철 이온을 두고 두 미생물(방성균과 점액세균)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확인했다. 점액세균의 경우 철 이온 흡착 자체에 집중하는 반면, 방선균은 경쟁자인 점액세균의 성장을 억제시키기 위해 항생물질을 집중 생산했다. 방성균이 철 이온을 흡착하면서 경쟁자도 제거할 수 있는 구조의 항생물질을 생산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이를 확인한 연구팀은 8종의 방선균을 철 이온이 결핍된 배양 조건에서 배양했고, 신규 이차대사산물을 포함한 총 21개의 항생물질 생산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방선균과 공생미생물간의 철 이온에 대한 경쟁과 이로 인한 비활성화 이차대사사물 생산 촉진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방선균과 공생미생물간의 철 이온에 대한 경쟁과 이로 인한 비활성화 이차대사사물 생산 촉진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조병관 교수는 “기존에는 공생배양을 통해 어떤 이차대사산물 생산이 유도됐는지를 확인하고 관찰하는데 그쳤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공생배양 후 전사체 분석을 통해 미생물간의 어떠한 상호작용이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했는지를 규명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The ISME journal’ 1월28일자에 게재됐다.

 

아래는 조병관 교수와의 미니 인터뷰.

왼쪽부터 교신저자인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와 제1저자인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이남일 연구원. (사진=카이스트)
왼쪽부터 교신저자인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와 제1저자인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이남일 연구원. (사진=카이스트)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항생제 내성 균주인 슈퍼박테리아의 창궐로 신규 항생제 후보물질 확보가 시급하다. 토양미생물인 방선균은 현재까지 사용되는 항생제의 약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방선균이 생산하는 생리활성 물질 대다수는 실험실 환경에서 생산되지 않아 방선균의 비활성화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하고 이를 토대로 신규 항암제 또는 항생제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자연생태를 모방하는 공생배양 기술을 이용해 방선균의 비활성화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하고 그 조절기작을 규명하여 산업적으로 적용하고자 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연구에서는 자연생태를 모방하는 공생배양 기술로 방선균의 특정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했으며, 전사체 분석기술로 그 분자 수준에서의 조절 기작을 규명해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분석 전략은 다른 종류의 이차대사산물 생산 조절 기작 규명에도 적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방선균의 이차대사산물 생산 능력을 최대화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방선균은 배양하기가 쉽지 않고 균주 유전자조작의 난이도가 높은 균주들이다. 특히 유전체의 GC 비율이 일반적인 연구 균주들은 50%정도인 반면 방선균은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분자생물학 실험 기법들의 적용이 쉽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관련 노하우를 보유한 연구팀을 직접 찾아 배우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에는 공생배양을 통해 어떤 이차대사산물 생산이 유도되었는지를 확인하고 관찰하는데 그쳤다. 본 연구에서는 공생배양 후 전사체 분석을 통해 미생물간의 어떠한 상호작용이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하였는지를 규명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실제 자연환경에서 방선균은 수많은 미생물들과 공생하고 있기에, 방선균을 좀 더 다양한 미생물들과 공생배양을 해보고 각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하는 더 많은 기작들을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규명한 기작을 바탕으로 방선균을 이용한 신규 항암제 및 항생제 후보 물질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체화 하여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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