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서정필] 병원과 제약 등 보건의료업종이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병원계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려한 환자들이 진료예약을 줄줄이 취소하면서 내원환자가 크게 줄었고, 제약업계는 병의원 영업을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했다.
4일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환자수가 감소한 가운데,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지정돼 확진자를 치료 중인 병원의 경우 입원과 외래 환자 모두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3번 확진자가 격리 치료 중인 명지병원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확진자 입원 이후 내원객(외래환자 및 그 보호자)이 30% 이상 줄어들었다”며 “기존 입원환자 중에는 타 병원으로 옮겨 간 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분당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번과 12번, 14번 환자가 입원치료중인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확진자 입원 소식이 알려진 뒤 예약을 취소하거나 예약날자에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의 비율이 평소의 두 배인 20%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관계자도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겨울철은 원래 예약 취소율이 높은 계절이라 원인을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두 특정하기는 힘들지만 아무래도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래 환자 숫자가 사태 발생 이전에 비해 줄어들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증환자들이 주로 찾는 동네병원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병원의 위치와 진료과목 등에 따라 사정이 다르지만 최소 30%~70% 이상 외래환자수가 줄었다는 것이 근무자들의 설명이다.
평소 진료 대기시간만 40분 이상이 소요됐던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의 A내과의원은 4일 오전 간혹 한 두 명의 환자가 찾아와 바로 진료를 받고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A의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모든 걸 집어삼기는 것 같다”며 “이번주 들어 특히 환자수가 줄었다. 70% 이상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병의원을 상대로 영업을 해야하는 제약회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쇼크 이후 의료기관 출입 자체가 제한되다보니,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아예 재택근무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암젠코리아, 한국MSD, 한국화이자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지역사회 전파 방지와 직원 안전 등을 위해 “회사에 출근하지 말고 재택근무 하라”는 지침을 최근 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출근은 하지만, 예전처럼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출입할 수 없어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상위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이날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료의약품은 통상 6개월분을 사전에 확보해두기 때문에 제품생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영업사원들의 활동은 거의 올스톱 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 매출타격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