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대부분 혈액암은 DNA가 다른 세포가 특정 기능을 하도록 보내는 명령 체계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이 돌연변이가 무엇인지와 그 구체적인 작용이 최근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CSHL)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 공동연구팀은 DNA가 세포의 단백질을 만드는 명령을 내리는 과정인 RNA 스플라이싱(splicing) 중 NMD(Nonse-mediated mRNA converse) 과정이 특정 유전자(SRSF2) 변이에 의해 혈액암 환자들의 혈액에서 특히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NMD 과정은 DNA의 명령을 변환해 세포에 전달한 뒤 만약 그 명령에 오류가 있으면 그것을 취소하는 일종의 품질관리 기능을 한다”며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 환자의 경우는 SRSF2 돌연변이 작용으로 이 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활발해져 오류가 있는 명령뿐 아니라 꼭 필요한 명령까지 취소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NMD 과정으로 인체 활동에 필수적인 건강한 혈구 생산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되며 그 결과 혈액암 환자들의 혈액은 병들거나 미성숙한 세포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통해 NMD 과정이 고형암을 보호한다는 사실은 밝혀진 바 있지만, 혈액암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알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마르 압델-와하브(Omar Abdel-Wahab) MSKCC 연구원은 “이러한 RNA 스플라이싱 인자 돌연변이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뿐만 아니라 만성 림프구 백혈병 등 거의 모든 형태의 백혈병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변이된 SRSF2 유전자가 NMD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항감응고뉴클레오티드(ASO) 치료법을 적용 중이다. ASO 치료법은 RNA 표적치료제로 변이가 생긴 DNA에서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생기는 과정에서 DNA가 RNA로 발현되는 것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과거 연구에서 ASO 요법은 RNA 스플라이싱 결함으로 인한 다른 질병과 싸우는 데 효과적이었다”며 “이것이 혈액암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유전자와 개발(Genes and Development)’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