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가치 “실적이 말해준다”
R&D 투자 가치 “실적이 말해준다”
한미·종근당·대웅 등 자체개발 의약품이 실적 견인

유나이티드제약, 개량신약 매출이 전체의 30% 이상

"혁신신약 부담스럽다면 개량신약이라도 개발해야"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2.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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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장의 우려에도 오랜 기간 R&D 투자를 고집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그간의 투자를 조금씩 보상받고 있다. 혁신신약 성과는 아직 미흡하지만, 개량신약 등 자체 개발 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이미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자체 개발 블록버스터 제품도 여럿 등장했으며, 이 같은 품목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들 제약사의 수익성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제약사가 도전을 두려워하며 R&D 투자에 인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R&D 선도 기업의 연이은 실적 성장세는 변화의 길목에서 고민하는 제약사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인 자체개발 전문의약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다. 한미약품의 매출액 중 R&D 투자 비중은 2018년 기준으로 19%에 달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3분기까지 유지됐다.

이 같은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한미는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률이 6.2%에 달하는 등 수익성 면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배출한 다수의 자체 개발 의약품이 대형 품목으로 성장한 결과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자사 유통 데이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자체 개발 의약품은 총 19개에 달했다. 일부 제품은 제네릭이지만, 대부분 개량신약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로수젯'(862억원), '아모잘탄'(780억원), '에소메졸'(471억원), '팔팔'(328억원), '아모디핀'(263억원), '카니틸'(254억원), '한미탐스'(213억원), '로벨리토'(208억원), '아모잘탄플러스'(206억원), '낙소졸'(200억원), '트리악손'(186억원), '메디락'(134억원), '히알루미니'(128억원), '라본디'(124억원), '피도글'(121억원), '토바스트'(108억원), '구구(츄)정'(104억원), '몬테리진'(104억원), '페노시드캡슐'(103억원) 등이다. 한미는 이들 19개 제품으로 지난해 4902억원을 벌어들였다. 

증권가는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2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전체 매출의 40% 가까이를 이들 19개 자체 개발 품목으로만 올린 셈이다. 

유비스트 원외처방 데이터로 집계해도 '아모잘탄 플러스', '아모잘탄', '로수젯', '아모디핀', '로벨리토', '카니틸', '피도글', '팔팔', '구구', '한미탐스', '에소메졸', '낙소졸', '히알루미니', '라본디' 등 14개 자체 개발 제품이 100억원이 넘는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는데, 지난 3년간 이들 14개 제품의 성장률은 평균 49.6%로, 상위 제약사 평균인 16.1%를 크게 웃돌았다.

#대웅제약도 유비스트 기준으로 지난해 총 14개 제품이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우루사'(387억원), '알비스'(298억원), '안플원'(173억원), '가스모틴'(162억원), '알비스디'(152억원), '크레젯'(127억원), '올로스타'(121억원) 등 7개 제품은 자체 개발 품목이었다.

#종근당 역시 '리피로우'(452억), '텔미누보'(387억), '이모튼'(362억), '프리그렐'(255억), '사이폴엔'(192억원), '듀비에'(127억원), '칸데모어'(126억원) 등 7개 자체 개발 품목을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워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2018년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각각 11.9%, 12.1%였다.

일각에서는 이들 제약사의 자체 개발 품목 성장세를 두고 "상위사들의 강력한 영업력이 더해진 결과물"이라고 폄하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국내에서 영업력으로 손꼽히는 제약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견 제약사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사례를 보면 R&D 투자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018년 전체 매출(2119억원)의 13%인 268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8%에 달했다. 개량신약의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된 결과다.

이 제약사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개량신약 강자다. 지난 2000년대 개량신약 개발에 돌입해 2010년 소염진통제 '클란자CR'을 시작으로 2012년 항혈전복합제 '클라빅스듀오캡슐', 2013년 항혈전제 '실로스탄CR정', 2015년 급성 기관지염 치료제 '칼로민정', 2016년 위장관운동촉진제 '가스티인CR정', 2017년 진해거담제 '레보틱스CR정', 2018년 항혈전제 '유니그릴CR정', 2019년 뇌기능개선제 '글리세틸시럽', 같은 해 순환기용치료제 '오메틸 큐티렛 연질캡슐' 및 '페노릭스EH정' 등 지금까지 총 10개의 개량신약을 선보였다. 

유나이티드제약의 개량신약 중에서도 주력 제품인 '실로스탄CR정', '가스티인CR정', '클란자CR정' 등 3개 품목은 지난 2018년 각각 324억원, 165억원, 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클라빅스듀오캡슐', '칼로민정', '레보틱스CR정', '유니그릴CR정' 등 4개 품목은 모두 합쳐 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 7개 개량신약의 매출액 합계는 665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31%를 차지했다. '글리세틸시럽', '오메틸 큐티렛 연질캡슐', '페노릭스EH정' 등 3개 품목은 지난해 출시됐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그동안 쌓은 연구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혁신신약 개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밖에 연간 매출액의 약 30%를 R&D에 쏟아붙는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 바이오시밀러의 실적에 힘입어 매년 5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금액의 R&D 투자를 오랜 기간 이어왔다는 점이다. 특히 개량신약 개발 성과가 회사의 실적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며 "R&D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혁신신약 개발이 부담스럽다면, 개량신약 개발에 투자를 집중해 혁신신약 개발의 기반을 다지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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