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전기 자극 통해 ‘만성통증’ 조절되는 원리 밝혀져
뇌 전기 자극 통해 ‘만성통증’ 조절되는 원리 밝혀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배환ㆍ차명훈 교수팀

동물모델서 뇌 시냅스 변화 유도해 암 환자 등 만성통증 치료 가능성 제시
  • 서정필
  • admin@hkn24.com
  • 승인 2020.01.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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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배환(왼쪽), 차명훈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국내 연구진이 뇌에 전기 자극을 줄 때 만성 통증이 조절되는 원리를 밝혀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배환ㆍ차명훈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통증 상황에서 대뇌의 불확정 영역(zona incerta)에 있는 ‘별아교세포(astrocyte)’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전기 자극을 주는 운동피질 자극술(MCS)을 받는 경우 별아교세포 수가 다시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위적 전기 자극으로 시냅스(Synapse) 변화를 유도해 만성통증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약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성통증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말초신경이 손상을 받아 유발된 통증,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과 같은 원인을 밝혀지지 않은 심각한 통증ㆍ암 때문에 일어나는 격심한 통증 등은 만성적인 통증을 일으키고, 이런 만성적 통증은 약물치료 효과가 기대보다 적고 효과가 있더라도 약물 부작용에 의해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통증 조절 방법을 뇌 구조의 신경학적 변화에서 찾고자 했다. 머릿속 대뇌에는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불확정 영역으로 불리는 부위가 있다. 앞선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만성통증을 앓고 있는 경우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가 많이 낮아져 있다.

이를 주목한 연구팀은 전기자극으로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를 높이면, 불확정영역의 활성도가 정상적으로 회복해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아래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에 신경 손상을 준 실험군과 허위손상을 준 대조군으로 분류해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통증의 역치를 측정했는데, 역치가 낮아질수록 통증은 증가한다고 밝혔다.

신경 손상이 있는 실험군은 자극에 대한 역치가 점차 낮아지는(즉, 통증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허위 손상을 입은 대조군과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후 반복적인 운동피질 자극술을 10일간 반복하며 통증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자극술을 받은 실험군(파란색)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조군(빨간색)과 동일한 수준까지 증가하는 역치를 나타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하지만 신경 손상 이후 아무런 치료 자극을 주지 않은 실험군에서는 역치의 변화를 관찰할 수 없었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운동피질 자극술을 시행한 동물모델의 뇌 변화를 관찰해 대뇌 불확정 영역에서 감소했다가 회복되는 별아교세포의 활성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허위 손상을 입은 대조군에선 불확정 영역에서 별아교세포가 발현돼 있는 데 반해 신경 손상 실험군에선 별아교세포가 감소한 변화를 확인했다. 하지만 반복적인 운동피질 자극술을 받은 후에는 신경손상 이후에도 정상 수준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허위손상을 입은 대조군에서는 불확정영역에서 녹색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돼 있다.(왼쪽) 그러나, 신경손상 실험군에서는 별아교세포가 감소한 변화를 확인했다.(가운데). 하지만 반복적인 운동피질 자극술을 받은 후에는 신경손상 이후에도 정상수준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오른쪽)

이배환 교수는 “운동피질 자극술은 신경 손상으로 유도된 통증을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의 시냅스 변화 및 별아교세포의 조절을 매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뇌의 신경가소성 변화가 전기적 자극과 같은 인위적 자극으로부터 가능하며 이를 응용해 치료가 어려운 만성통증 환자의 통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명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뇌신경세포 시냅스의 연결 조절을 통해 만성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며, 후속 연구를 통해 뇌 세포 간 신호 조절을 명확히 규명한다면 뇌를 이해하고 통증 조절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통증에서의 운동피질 자극 이후 대뇌 별아교세포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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