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먹는 항암제 기대감 '모락모락'
국산 먹는 항암제 기대감 '모락모락'
한미약품 1분기 FDA에 '오락솔' 승인 신청 계획

대화제약, 이리노테칸 경구용 항암제 개발 시동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1.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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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는 먹는 항암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던 한미약품과 대화제약. 이들 기업은 글로벌과 내수라는 서로 다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으나, 약가와 개발 난이도에 발목 잡혀 아직 이렇다 할 상업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개발기간이 20년을 넘으면서 서서히 그 성과가 도출돼 기대감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파트너사인 아테넥스를 통해 자사의 먹는 항암제 '오락솔'의 허가 신청서를 미국 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오락솔'은 주사용 항암제 성분인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자체 플랫폼인 '오라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0년 한국화학연구소 화학물질연구부 유성은 박사팀과 함께 파클리탁셀(주사용 제제 시판 상품명 'Taxol', '탁솔')을 먹는 약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해 '오락솔'을 얻었다. 

화학연구소는 핵심기술인 신물질 인단유도체의 전용실시권을 한미약품에 넘겼고,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2002년께 오락솔 개발을 시작, 2006년부터 본격적인 상업화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이후 2011년 미국의 아테넥스에 '오락솔'을 기술수출했으며, 미국 현지에서 9년 동안 임상2·3상을 거친 뒤 FDA 허가 신청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오락솔'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시험에서 주사용 파클리탁셀 대비 우월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오락솔'은 신약이라기보다는 제형을 변경한 개량신약에 더 가깝다. 이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존 주사형 제제보다 효과와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지만, 성분이 동일한 만큼 자체 기술이 없으면 기존 제형을 뛰어넘기가 어렵다. 한미약품은 '오라스커버리'라는 독자 기술로 이를 극복했다.

다만,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경구용 항암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 에자이의 갑상선암 치료제 '렌비마', 바이엘의 간암 치료제 '넥사바' 등이다. 

이들 제품은 당초 경구용으로 개발된 오리지널 약물로, 이미 주사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파클리탁셀'을 경구제로 개발한 '오락솔'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은 최근 '오리지널' 먹는 항암제 개발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오기업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와 임상 개발 단계 면역항암제 'FLX475'에 대한 라이선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상용화에 성공하면 한미약품은 한국과 중국(대만, 홍콩 포함)에서 'FLX475'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FLX475'는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활성화하는 혁신적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랩트는 현재 'FLX475' 단일 요법 및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 요법으로 고형암 대상 글로벌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과 함께 먹는 항암제 시장을 개척한 대화제약은 최근 '리포락셀'(파클리탁셀)에 이은 또 다른 경구용 항암제 개발 소식을 알렸다.

대화제약은 이달 10일 이리노테칸을 주성분으로 한 경구용 항암제의 국내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번 특허는 경구용 이리노테칸 항암제 'DHP23003'에 대한 것으로, 대장암 치료에 사용하는 화학요법 주사제 약물을 경구용으로 제형화해 생체 흡수에 성공한 제형 기술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대화제약은 자사의 핵심기반기술인 'DH-LASED'(DaeHwa-Lipid bAsed Self-Emulsifying Drug delivery technology)를 이용해 현재 'DHP23003'을 캡슐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핵심 기반 기술인 DH-LASED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해 향후 추가적인 경구용 항암제 기술을 보유함과 동시에 기술 수출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화제약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리포락셀'(프로젝트명 'DHP107')이라는 제품명으로 파클리탁셀 성분의 경구용 항암제를 선보인 회사다.

'리포락셀'은 대화제약이 지난 1998년 개발을 시작해 약 18년 동안 20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약물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 첫 먹는 항암제로 당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나, 약가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도 제품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리포락셀'이 기존 파클리탁셀 제제 대비 임상 효과를 개선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파클리탁셀 주단위 요법과 비교해 비열등성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해 지난해 말 '리포락셀'에 대해 조건부 비급여 판정을 내렸으나,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리포락셀'의 효과 개선이 약가 협상의 쟁점이 된 만큼, 업계는 대화제약이 새로운 경구용 항암제인 'DHP23003'의 개발에 있어서는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화제약은 국내 약가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도 '리포락셀'의 적응증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등 먹는 항암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임상3상, 미국에서는 임상2상을 진행하는 등 내수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종근당(CKD-516), 에스티팜(STP1002) 등 후발 주자들도 먹는 항암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먹는 항암제의 시장성이 있다는 방증"이라며 "선두 주자인 한미약품과 대화제약이 국내 제약업계에 긍정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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