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옥석 가리기 본격화
제네릭 옥석 가리기 본격화
제약업계, 새 제도 시행 여파 무더기 허가 취하
  • 이순호
  • 승인 2020.01.0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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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사들이 허가를 갱신하지 않아 제네릭 수백개 품목이 무더기로 허가를 취소 당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일주일 동안 총 323개에 달하는 제네릭(일반의약품 포함)의 허가가 취소 또는 취하됐다. 이 중 제약사가 자진 취하한 품목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유효기간이 만료돼 식약처가 허가를 취소한 것이다.

식약처는 매주 허가를 자진 취하하거나 취소된 품목을 공지하고 있는데, 이처럼 많은 품목의 허가가 한꺼번에 취소된 것은 이례적이다.

허가가 취소된 품목 중 상당수는 감기약과 진해거담제였다. 대표적인 품목은 ▲JW중외제약의 진해거담제 '네오투스시럽(레보드로프로피진) ▲신풍제약의 진해거담제 '브로판플러스시럽(아이비엽30%에탄올건조엑스(5~7.5→1)) ▲대웅제약의 일반의약품 감기약 '지미콜정' ▲광동제약의 진해거담제 '이지코프캅셀' ▲안국약품의 호흡기용제 '클리오시럽'(염산클렌부테롤+염산암브록솔) 등이다.

이번 대규모 허가 취소는 제약사들이 올해 7월 시행 예정인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앞두고 시장성이 작은 품목의 허가 갱신을 포기하며 제네릭 품목 정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식은 허가 취소이지만, 사실상 제약사들의 자진 취하인 셈이다.

일례로 종근당은 자사의 대표적인 뇌기능 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콜린알포세레이트)의 정제 품목(종근당글리아티린정)의 허가를 갱신하지 않아 스스로 허가를 취소당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은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종근당이 '종근당글리아티린정'의 허가를 갱신하지 않은 이유는 다른 제형에 비해 정제의 시장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복용 환자의 대부분이 노인층으로 정제보다는 연질캡슐을 선호한다. 게다가 올해 처음 등장한 시럽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제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 상황.

이번에 허가 취소된 품목 중에는 다른 제약사에 생산을 위탁한 제품도 상당수에 달했다. 

그동안 다른 제약사에 생산을 위탁할 경우, 수탁사가 진행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자료를 이용(공동생동)해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식약처가 올해부터 공동생동을 단계적 폐지한다는 계획이어서, 제네릭 위탁 제조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 이에 따라 다수 제약사가 매출이 작으면서 위탁 제조를 맡겼던 품목의 허가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약업계는 이번 대규모 허가 취소 사례를 시작으로 제약사들의 제네릭 품목 정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 제도 개편안은 3년 뒤부터 기등재 약물에도 적용된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은 3년 안에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허가를 갱신하면 그 효과가 5년간 지속된다. 어차피 정리해야 할 품목이라면 인력과 비용을 들여가며 허가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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