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2020년 성장 모멘텀 중 하나는 '안과 질환 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과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안과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치료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특히 안구건조증의 경우 전 세계 환자수가 3억 명에 달하면서 오는 2027년 시장 규모가 7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런 시장추세에 맞춰 안과 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온스는 항염 작용을 하는 '사이클로스포린'과 안구 보호 작용을 하는 '트레할로스'를 복합한 나노 복합 점안제 'HU-007'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올해 하반기 국내 허가를 목표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독일에서 HU-007의 임상 3상을 진행하기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독일 식약청(BfArM)에 신청했으며, 유럽·일본·러시아 등 전 세계 11개국에서 특허권을 확보한 상태다.
휴온스가 나노 복합 점안제 개발을 시작한 이유는 전 세계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HU-007은 기존 사이클로스포린 단일제보다 사이클로스포린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우수한 눈물막 보호 및 항염 효과 등의 복합 치료 작용을 한다. 입자 또한 나노 입자화를 통해 흔들 필요 없이 즉시 복약할 수 있도록 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에 "나노 복합 점안제를 국내 및 세계 시장에 출시할 경우 소수의 약물이 세계 시장을 점유하는 현 상황에서 '복합 치료'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고로 현재 나와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사이클로스포린'과 '히알루론산' 단일제가 대표적이며 이들 성분 등을 이용해 개발한 엘러간의 '레스타시스', 샤이어의 '자이드라', 산텐의 '디쿠아스' 등 단 3개 품목만이 안구건조증 치료에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미국 임상 3-1상 톱 라인 데이터를 이번 달 중순경 공개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에는 중국 임상 3상에도 돌입한다.
HL036은 지난해 완료된 임상 2상에서 안구 표면 손상과 안구 불편감에 대해 위약군보다 빠른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구 질환에서 나타나는 작열감과 따끔거림, 통증 등의 증상을 개신 시켰고 점안 직후 안구의 불편감도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TB투자증권 이혜린 애널리스트는 "HL036은 이미 임상 2상을 통해 기능과 부작용 면에서 경쟁 약물 대비 우위의 데이터를 보여줬다"며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인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의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올해 3분기 경 발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RGN-259의 미국 임상 3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해 11월까지 200명의 환자를 모집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안과 질환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인 'SB11'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SB11의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이를 글로벌 임상 정보 제공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업데이트 했다.
루센티스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안과 질환 치료제로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의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약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첫 안과 질환 치료제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통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안과 질환 치료제 개발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안과 질환 치료제 시장은 높은 성장 가능성에 비해 경쟁 제품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