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침투하는 C형간염 “인간의 목숨을 노린다”
소리없이 침투하는 C형간염 “인간의 목숨을 노린다”
C형간염 인지도 34% … A형·B형간염 비해 낮아

현재까지 백신 없어 …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

“위험성 정확하게 알려 예방 등 변화 유도해야”

질병관리본부 “올해부터 조기발견사업 추진할 계획”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20.01.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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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제3급감염병인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에 의한 급·만성 간질환으로 주사기 공동 사용, 수혈, 혈액투석, 성접촉, 모자간 수직 감염 등 혈액매개감염으로 전파된다. 소독하지 않은 바늘이나 침, 오염된 기구로 문신, 피어싱을 하는 과정 등에서 감염될 수 있으며, 손톱깎이와 면도기 공동 사용을 통해서도 감염 위험이 있다. 감염된 이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감염환자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C형간염은 침묵의 질병이라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 C형간염 환자는 약 7100만명이다. 당시 연간 사망한 환자는 39만9000여명이며, 대부분이 간경변·간암으로 사망했다. C형간염은 다른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C형간염에 대한 백신은 현재까지 없다. 하지만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돼 완치가 가능하다. 조기에 환자를 발견·치료하면 감염원을 줄이고, 감염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안전 지대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C형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4만5784명이다. 2015년 4만4328명에서 1000여명이 더 늘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C형 간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2016년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국민 10명 중 7명은 C형간염을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C형간염에 대한 홍보부족과 사회적 인식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로 실시한 C형간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C형간염 질환 인지도는 A형·B형간염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인식도 조사는 2019년 7월24일부터 8월19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80세 미만 성인 남녀(일반인) 1000명 및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근무하는 내과계열 의사 및 간호사(의료인) 12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개별면접조사 형태로 이뤄졌다.

 

일반인 대상 간염 질환 인지도. (자료=질병관리본부)
일반인 대상 간염 질환 인지도. (자료=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인의 C형간염 인지도는 34%로 나타났다. 2009년 국립암센터에서 조사했던 10% 수준과 비교하면 약 3배 이상 상승한 수치지만 A형간염(72.8%)과 B형간염(79.3%)에 비하면 여전히 인지도가 낮은 셈이다.

연령별로는 20대(15.7%)와 70대(18%)에서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낮았다. 또 중졸 이하의 학력(14.8%), 200만원 미만 소득층(20.9%) 등의 집단에서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다.

C형간염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들 가운데 C형간염이 ‘위험한 질병’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85.6%로 높았다. 그러나 C형간염의 감염경로(29.2%), 증상(23.5%), 치료법(19.8%) 등 질병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했다.

C형간염이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위험하다는 내용을 알고 있는 경우는 58.3%에 불과했으며, C형간염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예방접종이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42%만이 인지하고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의 ‘C형간염 예방홍보 및 캠페인을 접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12.4%의 응답자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만족한다는 응답은 59.3%였다.

캠페인을 접한 경로는 TV·라디오가 5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약국(41.4%), 인터넷뉴스(40.8%)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왼쪽)과 의료인이 생각하는 C형간염 예방홍보 및 캠페인 시 중요정보. (자료=질병관리본부)
일반인(왼쪽)과 의료인이 생각하는 C형간염 예방홍보 및 캠페인 시 중요정보. (자료=질병관리본부)

의료인의 경우 C형간염 환자를 치료하거나 간호한 경험은 39.2%로 낮은 편이었다. C형간염의 증상, 감염경로에 대한 의료인의 인지도는 90% 이상으로 높았다. 다만 치료법에 대한 인지도는 75%로 증상, 감염경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C형간염 예방 및 홍보 캠페인을 접한 의료인은 17.5%였지만, 만족도는 90% 이상으로 높았다. 접촉 매체는 인터넷뉴스와 기사가 47.6%, TV·라디오가 42.9%로 비중이 높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일반인에게는 막연하게 알고 있는 C형간염의 위험성에 대해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알려줘 예방인식과 행태의 변화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며 “홍보를 강화하고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C형간염 포함을 검토하는 등 조기발견을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C형간염 조기 발견을 위해 실제 생활에서 많이 경험하고 있는 항목 위주로 자가 체크리스트를 개발했다”며 “C형간염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할 수 있도록 배표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세계보건기구의 2030년 바이러스성 간염 퇴치 목표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C형간염 퇴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형간염 자가 체크리스트]

C형간염 자가 체크리스트에는 총 9개 항목의 질문 사항이 적혀 있다. 9개 항목 중 ‘네’라고 대답한 개수가 1개 이상이면 C형간염 검진이 필요하다. 9개 항목의 질문 사항은 아래와 같다.

▲ 공공장소(목욕탕, 찜질방, 네일아트점 등)에서 공용 손톱깎이 등을 사용한 적이 있다.

▲ 이발소, 미용실 등에서 제공하는 면도를 받은 적이 있다.

▲ 액세서리 판매점 등에서 피어싱(귀, 눈썹, 코 등 뚫기)을 한 경험이 있다.

▲ 눈썹, 아이라인, 몸 등에 문신 시술한 경험이 있다.

▲ 의료기관 외에서 정맥주사, 주사치료 등을 받은 적이 있다.

▲ 의료기관 외에서 침, 부항치료 등을 받은 적이 있다.

▲ 혈액투석을 받고 있거나 받은 경험이 있다.

▲ 1991년 이전에 수혈이나 장기이식을 받은 적이 있다.

▲ 비고정 성 파트너와 콘돔 없이 성 접촉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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