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변해야하는가-하] 역사만 빼고 다 바꿔야
[왜 변해야하는가-하] 역사만 빼고 다 바꿔야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19.1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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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모습을 드러낸 ‘글리벡’은 ‘페니실린’ 이후 세계 의학 및 제약사를 새롭게 쓴 가장 위대한 약물로 평가 받는다.  죽어가는 암환자(만성 골수성 백혈병/CML)를 살리는 세계 최초의 약물이다보니 일명 ‘마법의 탄환’, ‘기적의 항암제’로 불린다.

이후 세계 의약계는 제2, 제3의 글리벡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약물은 세계 첫 ‘CAR-T 치료제’인 ‘킴리아’ 이다. CAR-T 치료제는 환자 몸속에 있는 T세포가 암세포만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다. 2017년 8월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이 약물 역시 ‘글리벡’ 개발사인 노바티스(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의 ‘작품’이다.

세계 의약계가 이처럼 혁신적 신약을 개발하고 있을 때 우리의 제약기업은 ‘현실안주형’ 생존전략으로 100년 이상을 견뎌왔다. 그 중심은 복제약 이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그 복제약이 수명을 다하고 있음을 직감한 제약사들은 일찍부터 연구개발(R&D) 쪽으로 생존전략을 수정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는 2015년 1조 원대 기술수출의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로서의 상상 할 수 없었던 초대형 사건이었다. 한국제약산업의 위기감과 희망을 동시에 보여준 이 사건은 국내 제약업계에 R&D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었고 이후 곳곳에서 조 단위 기술수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019년 현재 한국의 제약기업은 그렇게 둘로 갈리고 있다. 연구개발 기업과 복제약 기업. 혁신하는 기업과 비혁신 기업. 이들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멀어질 게 자명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탈선열차를 바로 세워야한다.   

우리는 왜 변해야하는지, 3회에 걸쳐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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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다른 제조업종에 비해 규모가 작다 보니 오너가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그만큼 오너의 입김은 강하고 폐쇄적인 곳이 많다. 

그나마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은 자회사가 어느 정도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 수가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은 녹십자다. 이 회사는 지난 지난 2001년 제약업계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경영시스템을 바꿨다.

이후 대웅제약(2002년), JW중외제약(2007년), 한미약품(2010년), 동아제약(2013년), 종근당(2013년), 휴온스(2016년), 일동제약(2016년), 신풍제약(2016년), 제일약품(2017년) 등 현재까지 총 10개 제약사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약사는 수십 곳에 달한다. 비상장 제약사까지 합치면 국내 제약사는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단 5% 정도만이 지주회사 체제로 갈아 탔다.

굳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을 두는 제약사도 있지만,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수시로 전문경영인이 바뀌는 곳도 있다.

창업 1·2세대인 고령의 오너들이 여전히 회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혁신의 방해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제네릭(복제약) 황금기를 맛 본 이들은 쉽사리 경영 방침을 바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아니라, 폐쇄적이고 보수적이기까지 하다. 지키려고만 하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노쇠한 오너의 이러한 경영방침은 2세와 3세, 심지어 4세 경영에서도 그대로 대물림된다. 보고 배우는 것이 지키는 것이다보니, 이들에게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고목에서 새순이 돋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기업의 오너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보신(保身)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제약사들은 혁신기업과 비혁신기업, 도전하는 기업과 안주하는 기업, 연구개발기업과 복제약기업, 진화하는 기업과 퇴행하는 기업 등으로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정부가 제네릭에 대한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하면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당시 국내 제약업계에는 “더이상 제네릭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시간이 없다”는 따끔한 지적이 잇따랐다. 그래서 나온 말이 ‘도전과 혁신을 통한 변화’였다.

제약업계는 매년 새해가 되면 이 말을 유행어처럼 되풀이 해왔고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긴 제약사도 적지 않지만, 아직도 많은 제약사는 도전을 두려워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성장둔화를 초래, 국가 핵심산업인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동화약품과 가장 최근에 창업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제약산업이 왜 변화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122년 역사가 무색한 

대한민국 1호 제약회사

1897년 당시 궁중선전관이던 민병호 선생이 서울 순화동에 설립한 동화약품(동화약방)은 올해로 122년된 국내 최장수 기업이다. 민병호 선생은 당시 궁중 의약제조법에 서양의학을 접목시킨 현대적 개념의 ‘활명수‘(活命水)를 개발, 급체 등으로 목숨까지 잃었던 국민들에게 생명수 같은 역할을 했다. 이것은 곧 한국제약산업의 시초가 됐다. 

국내 최초의 현대식 의약품인 동화약품의 활명수
국내 최초의 현대식 의약품인 동화약품의 활명수

활명수는 특히 일제 강점기 독립에 기여한 약물로도 유명하다. 민병호 선생의 아들 민강은 동화약품 초대 사장을 역임하며 활명수를 팔아 벌어들인 돈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지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강은 현 동성중고등학교(당시 소의학교)와 서울대 약대(당시 조선약학교)를 설립하는 등 민족교육에도 힘썼다. 이 일로 일제의 탄압 대상이 된 민강 선생은 여러차례 옥살이를 하다 1931년 옥중에서 순국한다. 그의 순국은 기업 경영에도 위기를 불러왔다.

이때 나타난 구원투수가 윤창식 사장이다. 현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조부인 윤창식 사장은 1937년 사지에 몰린 동화약방을 인수해 1962년 상호를 ‘동화약품 공업주식회사‘로 바꿔 민족기업의 정신을 이어나갔다. 이듬해에는 장남 윤화열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고 1967년 활명수에 탄산을 넣은 까스활명수를 출시했다.

1973년에는 윤창식 사장의 3남인 윤광열 사장이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윤광열 사장은 1976년 기업을 공개하고 이듬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윤 회장은 덴마크 레오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1980년 국민 상처치료제 후시딘 연고를 시장에 내놓으며 기업의 성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요즘의 동화약품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3세 경영체제에 접어든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2018년 기준 3000억원 정도로 후발 주자인 휴온스(1965년 설립)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이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5% 수준.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상장제약사의 평균 R&D 투자 비율(9.1%) 보다 한참 낮은 것이다.[관련기사 : ① 2019년을 빛낸 제약인 - 윤성태 휴온스그룹 부회장] ② 중견 제약회사 휴온스가 사는 법 … "거침없는 하이킥"]

경쟁기업들이 일찌감치 제네릭의 한계를 직감하고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사업의 방향을 튼 것과 달리, 동화약품은 이렇다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화약품은 그 대신, 출시 120년이 넘은 활명수와 1980년에 출시된 후시딘의 매출 성장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창업주가 개발해 놓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신약’에 대한 미련을 100년이 넘은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도 동화약품 매출액의 대부분은 수출이 아닌 내수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동화약품의 수출액은 약 59억원. 이는 전체 매출액(3066억원)의 1.9%에 불과한 것으로 해외시장 개척과는 거리가 먼 기업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회사는 전문경영인의 잦은 교체로 세간의 구설수에 자주 오르는 제약사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8년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동화약품은 올해 3월까지 무려 8번이나 CEO가 교체됐다. 기업의 CEO 임기는 통상 3년이지만, 대부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했다. 그 때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너인 윤도준 회장과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불화설의 내용은 오너의 입김이 너무 세다보니 CEO가 소신경영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 출신의 현 박기환 대표는 동화약품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고심끝에 선임한 8번째 CEO다. 공식 선임된 CEO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악연’이 되풀이 되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는 오래 갈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나온다. 만약 박 대표마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불운의 CEO’로 기록된다면 윤도준 회장의 경영리더십은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동화약품은 CEO의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떠도는 상황이다.

옛것이 좋다는 점을 각인이라도 하고 싶은 것일까. 동화약품은 요즘도 국내 최장수 기업, 최장수 의약품 이라는 수식어를 유독 강조하고 있지만, 미래의 소비자인 10대·20대에게도 그러한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혁신과 도전의 바이오벤처

초대박을 터뜨리다 

지난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올해 가장 핫한 기업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4차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제약·바이오기업답게 이 회사는 창업 4년여만에 당당히 코스닥 시장에 입성, 그 존재감을 세상에 드러냈다. [관련 기사 : ①2019년을 빛낸 제약인-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코스닥 시장 입성]

LG화학 출신의 이정규 대표가 2015년 창업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 개발중심) 전문기업이다.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굴된 후보물질을 외부로부터 도입해 임상개발을 진행한 뒤 개발 중간 단계에서 기술수출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과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93년 LG화학에 입사해 연구기획 및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기술수출에 대한 기초체력을 키웠다. 2000년 크리스탈지노믹스 공동창업자로 독립한 그는 2008년 렉스바이오를 창업하면서 국내 최초로 NRDO 사업을 시도했다. 이후 2015년 세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대기업에서 벤처까지 20년 넘게 쌓아온 이정규 대표의 현장경험이 집약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연구원 출신의 바이오벤처 창업자는 기술도입이나 기술수출 등의 전략에서 헛점을 보이기 쉬운데 대형사에서 연구, 기획, 사업개발, 해외투자유치 등의 실무로 잔뼈가 굵은 그는 달랐다. 노련한 선수답게 NRDO라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선도적 길을 개척하면서 단숨에 대박을 쳤다. 올해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을 약 1조50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결정적으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를 경영하면서 한국화학연구원, 성균관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후보물질을 도입하며 NDRO를 본격화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이전을 한 ‘BBT-877’ 역시 2017년 5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해 와 빠르게 비임상 및 임상개발 과정을 거쳐 2년 2개월 만에 대규모 기술이전까지 완료한 것이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4년만에, 후보물질을 도입한 지 2년 만에 글로벌 선도업체에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도 놀랍지만, 이 과정을 국내 바이오텍과 바이오텍이 서로 협력해 만들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기술이전에 성공한 후보물질 ‘BBT-877’ 외에 2~3년 내 추가적인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에 아시아 판권을 이전한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BBT-401’의 경우 현재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중반 임상2상에 대한 데이터가 나오면 본격적인 글로벌 기술수출에 나설 예정이다. 또 다른 주력 파이프라인인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176’은 전임상단계가 완료돼 내년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1상에 돌입하고 오는 2021년 기술수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기술이전된 ‘BTT-877’는 내년에 베링거잉겔하임 주도로 임상2상이 진행될 예정으로 결과 도출에 따라 마일스톤 수취 등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임상단계에 있는 후보물질들을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들의 GLP독성시험부터 미국 FDA 임상 승인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8개월이다. 업계 평균인 18개월 내외의 절반도 안 되는 빠른 속도다.

덕분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경쟁사들보다 일찍 개발을 완료하고 해당물질을 기술 수출하는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정규 대표이사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능력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던 베링거인겔하임도 실사를 진행하면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빠른 대응 속도를 높게 샀다는 후문이다.

 

이정규 대표는 지난 11월 코스닥상장 추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공개를 통해 개발 중인 후보물질 최적화와 후기임상 개발 역량까지 확보해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하나의 후보물질 이상을 신규 도입해 글로벌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하는 전략을 실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브릿지바이오의 성공비결은 도전과 혁신이었다. 남이 가지 않는 길, 외롭지만 홀로설 수 있는 길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파트너십은 매우 중요한 성장전략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자신들과 함께 하고 있는 파트너들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다. 이곳에 우리나라 최장수 기업의 이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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