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팔팔' 상표권 분쟁 최종심 결과 주목
한미약품 '팔팔' 상표권 분쟁 최종심 결과 주목
특허법원, 특허심판원 판결 뒤집고 한미약품 손 들어줘

팔팔 상표의 주지성, 식별성, 명성 등 모두 인정
  • 이순호
  • 승인 2019.12.06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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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최근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의 시판허가 신청 서류를 미국 FDA에 제출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특허심판원에서 평가절하됐던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1위 브랜드 한미약품의 '팔팔'이 특허법원에서 그 명성을 되찾았다.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과 달리 '팔팔' 상표의 유명세와 식별력을 인정하면서 의약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식품 등의 분야에서도 '팔팔'의 상표권을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허법원은 최근 한미약품이 건강관리용약제, 식이보충제, 혼합비타민제, 영양보충드링크 믹스 등에 사용하도록 등록된 상표 '기팔팔'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무효 소송에 대해 원고(한미약품)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미약품은 앞서 지난달 8일에도 특허법원으로부터 네추럴에프앤피의 건강기능식품 '청춘팔팔' 상표권의 무효 판결을 얻어낸 바 있다. 

이들 2건의 소송 결과는 모두 기존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뒤집은 판결이다. 

특허심판원은 '팔팔'이 다른 유사한 상표로 인해 출처의 오인이나 혼동이 일어날 만큼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식된 상표가 아닐뿐더러 '팔팔'이라는 문구는 다른 상표와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대비의 대상이 되는 '요부'라고도 볼 수도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그만큼 한미약품 '팔팔'의 브랜드 가치가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팔팔'의 브랜드 가치와 상표의 요부로서 식별력을 모두 인정하며 기존 특허심판원의 심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특허심판원 "'팔팔' 문구 식별력 없어"
"한미약품 '팔팔' 소비자 인식 부족"

한미약품은 지난해 3월 특허심판원에 '청춘팔팔'과 '기팔팔'의 상표권 무효를 주장하며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 상표는 선출원 상표인 '팔팔'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구 상표법 7조 1항 7호)이고, 해당 상표로 인해 소비자들이 자사 브랜드 '팔팔'의 품질을 오인하거나 기만당할 염려가 있다(구 상표법 7조 1항 11호)는 이유에서다.

특허심판원은 우선 이들 상표가 선출원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아니라고 봤다. 선출원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지 보려면 요부를 비교해야 하는데 '팔팔' 부분은 요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은 "해당 상표의 '팔팔' 부분은 단순히 '팔팔하다'는 의미의 어근으로 식별력이 떨어져 요부가 될 수 없다"며 "'기팔팔'과 '청춘팔팔'뿐 아니라 '모팔팔', '조인88' 등 '팔팔'이나 '88'을 포함하는 다수 상표가 이미 등록 또는 출원된 점을 고려하면 '팔팔'이라는 부분을 요부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팔팔'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청춘팔팔'과 '기팔팔'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식품"이라며 "'팔팔' 부분이 공통되기는 하지만,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더라도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는 만큼 상표가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약품의 '팔팔'이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상표가 아닌 만큼 다른 유사 상표로 인해 출처나 품질의 오인 또는 혼동이 생길 염려도 없다고 봤다.

특허심판원은 "한미약품이 제출한 증거를 보면 '청춘팔팔'과 '기팔팔' 상표의 출원일(각각 2015년 11월, 2015년 10월) 이전에 한미약품 '팔팔'의 상표 사용 자료는 인터넷 신문 1건에 불과하다"며 "한미약품 '팔팔'이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한미약품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정’(실데나필)​​​​​​​<br>
한미약품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정’(실데나필)

 

특허법원 "한미약품 '팔팔' 이미 널리 알려진 상표"
"'팔팔' 인지도 충분 … 상표 유사 판단 '요부' 해당"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이 내린 이 같은 결론을 모두 뒤집었다. '팔팔'이라는 부분을 상표 비교를 위한 요부로 봐야 할 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팔팔'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지성(수요자 또는 거래자간에 널리 인식되어 있는지 여부)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청춘팔팔'의 무효 판결을 내린 특허법원 재판부는 "한미약품 '팔팔'은 2012년경 출시하자마자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라 상당한 인지도를 얻었다"며 "상표를 출원할 당시에는 이미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춘팔팔'의 '팔팔' 부분은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의 영향으로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인 반면, '청춘' 부분은 그렇지 않다"며 "'청춘팔팔' 상표는 '청춘' 부분만으로 인식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식별력이 강한 '팔팔' 부분만으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요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과 달리 한미약품의 '팔팔' 상표권이 의사 처방을 필요로하는 전문의약품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향후 성분 조절 등을 통해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건강기능식품이나 식품에 사용되고 있는 유사 상표로 인해 소비자들의 오인이나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소송에서 '팔팔'의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언론보도와 블로그 게시글 등 다수 증거자료를 추가로 제출, 재판부로부터 더욱 유리한 판결을 끌어냈다. 

그 결과, 재판부로는 "한미약품 '팔팔'은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발기부전치료용 약제, 성기능장애치료용 약제와 관련해 주지한 상표 또는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로 인식될 수 있는 정도로 알려진 상표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미약품은 자사가 '팔팔'을 출시하기 전 '팔팔'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은 1건에 불과했다는 증거도 제출해 재판부로부터 "'팔팔' 문구가 들어간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은 한미약품이 '팔팔'을 출시한 이후에 상표가 등록한 점을 고려하면, '팔팔'의 식별력을 이용하거나 편승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얻어냈다. 

특허법원의 이 같은 의견은 한미약품이 '팔팔'과 관련해 진행 중인 다른 상표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법원은 이번 '기팔팔' 상표권 무효 소송에서도 한미약품 '팔팔' 상표의 주지성과 식별성, 명성 등을 모두 인정하면서 무효 판결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팔팔'은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비급여 의약품인 데다 해피드럭이라서 다른 전문의약품보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많이 반영되는 편"이라며 "따라서 남성용 건강기능식품이나 식품에 유사한 상표가 사용될 경우, 브랜드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특허법원에서 연전연승하고 있지만, 아직 대법원 절차가 남아있다. '청춘팔팔' 상표권을 보유한 네추럴에프앤피는 이미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한미약품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맞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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