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우판권 개편 작업 돌고 돌아 '원점 회귀'
복제약 우판권 개편 작업 돌고 돌아 '원점 회귀'
이해 당사자 1년간 협의 밀당만 지속, 개편안 진전없어

시민단체, 제도 폐지 및 '등재의약품관리원' 설립 주장

올해 6월 데드라인 넘겨 ... 결국 내년 재논의 불가피
  • 이순호
  • 승인 2019.12.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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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깨뜨린 제네릭(복제약)에 1년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우선판매품목허가, 일명 '우판권' 제도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해결될 기미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제약업계의 주장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편 작업에 나섰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우판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불거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협의체 회의도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해 우판권 개편 작업은 결국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6월을 개편작업 데드라인으로 정했던 당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특허청은 지난달 중순 식약처, 제약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실무자를 모아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정책소통 협의체 2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협의체 회의는 식약처의 '연장된 존속기간의 일부 무효 심결에 따른 판매금지 기간 산정 방법' 발표와 시민단체 측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개선방안' 발표 및 이에 관한 논의로 진행됐다.

'연장된 존속기간의 일부 무효 심결에 따른 판매금지 기간 산정 방법' 발표의 경우, 제약사들이 헷갈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회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개선방안' 발표는 사실상 제도 폐지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시민단체 측은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시행 4년 경과 시점의 '영향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우판권 폐지를 제안했다. 현재 우판권 제도는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과잉 보상일 뿐 아니라 오리지널사의 특허권을 우회 연장해주는 제도라는 것이 시민단체측의 주장이다. 예컨대 특정 제약사에 우판권이 주어지면 후발 제네릭 진입이 9개월 동안 금지되므로, 이 기간 오리지널사는 사실상 특허가 연장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측은 '등재의약품관리원'(가칭)의 설립도 주장했다. 오리지널 특허에 무효 사유가 있는 경우, 제약사가 아닌 '등재의약품관리원'이 공적으로 나서 등재 특허권을 재평가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허가특허연계 제도 도입 당시부터 있었던 것으로, 제네릭 우판권 개편은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당시 시민단체는 ▲오리지널뿐 아니라 제네릭에도 독점 이윤을 줄 수 있는 점 ▲부실 특허는 공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 ▲오리지널의 특허가 깨졌는데도 9개월 동안 후속 제네릭이 진입할 수 없어 사실상 오리지널의 특허 기간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는 점 ▲제네릭 독점 기간이 과도한 보상이라는 점 등을 들며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포함, 허가특허연계 제도를 도입하려는 식약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8월 열린 1차 협의체 회의에 이어 2차 회의에서도 우판권 폐지 필요성에 대한 토론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열릴 예정인 3차 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  

식약처는 "우판권 개편안 확정을 길게 끌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현재 시민단체 측의 주장은 한미 FTA와 관련된 민감한 이슈여서 천천히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협의체에서 논의를 통해 의견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어 우판권 개편안 확정은 예상보다 크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식약처는 올해 초 우판권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개편안 마련에 나섰다. 당초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개선안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식약처는 "각계 의견에 대한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개편안 확정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특허청과 식약처, 제약사, 법조계, 시민단체 등 다수 전문가가 모인 가운데 열린 의약품 허가특허연계 제도 정책소통 협의체 1차 정기 회의에서 시민단체 측의 우선판매 품목허가제도 폐지 의견으로 인해 개편안 확정은 더욱더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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