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삼성'의 상표권 분쟁 … '다윗과 골리앗' 싸움 결과는?
두 '삼성'의 상표권 분쟁 … '다윗과 골리앗' 싸움 결과는?
삼성전자, 삼성제약 상대 상표권 무효 심판 청구

특허심판원, 심판 청구 3건 모두 기각

특허법원 항소 가능 … 결과 단정 어려워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19.11.2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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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삼성제약 본사 전경.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삼성제약 본사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재벌기업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90여년 업력을 자랑하는 삼성제약 사이에서 벌어진 기업 상표권 분쟁의 중간 성적표가 나왔다. 1차전은 삼성제약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항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아직 결과를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허심판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삼성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무효 심판 3건에 대해 모두 기각 심결을 내렸다.

해당 상표권은 디자인이 서로 다른 '삼성제약 SAMSUNG PHARM SINCE 1929' 2개와 '삼성제약헬스케어' 1개 등 총 3개다. 모두 2015년 출원해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등록됐다.

삼성제약헬스케어는 2014년 12월 삼성제약이 1억원을 출자해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와 판매를 위해 만든 자회사다.

삼성제약은 삼성제약헬스케어의 기업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이듬해인 2015년 삼성제약헬스케어 명칭으로 상표를 출원하면서, 자사의 기업 명칭으로도 상표 2개(디자인이 서로 다른 '삼성제약 SAMSUNG PHARM SINCE 1929')를 추가로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제약이 이들 상표를 출원하자 2015년 특허청에 이의를 신청하며 등록 저지에 나섰다. 과거 삼성제약의 상표는 한자나 기업 CI가 함께 노출돼 삼성그룹의 기업 상표와 구별됐으나, 삼성제약이 새로 출원한 상표는 한글과 영어로만 표기돼 삼성그룹의 상표와 혼동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삼성제약헬스케어' 상표에 대해서는 등록 거절 결정을 받아냈지만, 삼성제약이 자사 상표로 추가 등록한 2건은 특허청이 삼성전자측의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2018년 7월 그대로 등록됐다.

삼성제약은 특허청의 '삼성제약헬스케어' 상표 등록 거절 결정에 불복해 2016년 1월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제기해 이듬해 말 거절 결정 취소 심결을 얻어냈다. 이 상표는 이후 2018년 7월 특허청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이들 상표의 무효를 주장하며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제기했으나, 최근 기각됐다.

삼성전자는 이들 3개 상표 외에도 삼성제약이 출원한 다수 기업 명칭 상표에 이의를 신청했으며, 이들 상표 중 상당수는 현재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은 과거 삼성제약의 상표권과 관련해 기업 명칭이 매우 비슷한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데다,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제는 제약·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기업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상표 출원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당시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제약의 '삼성'이라는 상호는 삼성전자의 전신 '삼성상회'보다 먼저 지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상회는 1938년에 설립됐지만, 삼성제약의 전신 삼성공업제약은 고(故) 김종건 삼성제약 회장이 1929년에 지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한자식 표기도 다르다. 삼성제약은 '석 삼(三)'·'살필 성(省)'을, 삼성전자는 '석 삼(三)'·'별 성(星)'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최근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과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삼성제약의 기업 명칭 상표권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상표권은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보다는 누가 먼저 출원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삼성그룹처럼 저명한 기업이 상표를 등록한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며 "삼성제약이 적극적으로 방어해 상표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자칫 대기업 삼성의 힘에 밀려 상호를 사용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70조원이다. 반면 삼성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429억원으로 삼성전자 '국내' 매출액(17조원)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0.2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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