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메지온의 단심실증 치료 후보물질 '유데나필' 임상 3상 결과를 놓고 '같은 듯 다른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성공' 또는 '실패' 두 개의 선택지만 존재하는 임상시험 결과에 모호한 선택지가 추가되다 보니, 업계도 섣불리 성공과 실패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유데나필은 동아제약이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성분명이다.
메지온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에서 폰탄 수술을 받은 청소년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데나필의 임상 3상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폰탄 수술은 선천성 심장 기형으로 2개가 있어야 할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단심실증) 아이들을 위한 수술이다. 수술을 받은 뒤 시간이 지나면 심혈관계 능력이 떨어지고 사춘기 이후 운동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환자의 수명 단축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지온은 폰탄 수술을 받은 청소년 환자의 운동능력 향상을 목표로 삼고 임상을 진행해왔다.
"2차 지표서 유의미한 개선 확인 … 임상 성공"
메지온이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6개월간 유데나필을 복용한 환자의 운동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에서 발표를 맡은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데이비드 골드버그 교수는 "유산소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에서의 산소소비량, 운동량, 호흡 내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 등 운동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유의미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개선 효과를 도출한 운동능력은 2차 평가 지표(VO2 at VAT)이고, 애초 1차 평가 지표로 삼았던 '최대 운동 상태에서의 최대 산소 소비량'(VO2 max) 개선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메지온은 유산소 운동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산소 소비 정도를 측정하는 2차 평가 지표가 뚜렷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만큼, 신약으로서의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2차 평가 지표가 일상 운동 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유효한 지표'여서 임상 3상에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소아 심장의 스티븐 패리던 박사도 "2차 지표를 평가하는 것이 유데나필 복용 대상인 단심실증 환자의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메지온은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한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본격적인 신약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8일 FDA 측 심혈관·신장 계열 부문과 허가 신청 관련 사전 미팅을 진행한 바 있다.
한화금융투자 신재훈 애널리스트는 "임상 3상 결과에서 1차 평가 지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FDA도 2차 평가 지표인 VO2 at VAT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유데나필의 FDA 승인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평가 지표=중요도 … 완전한 성공으로 보기 어려워"
메지온의 주장과 달리 유데나필의 임상 3상이 '완전한 성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다소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엄연히 1차와 2차 평가 지표를 정해놓고 임상 3상에 들어갔는데, 결과가 나온 이후 2차 평가 지표가 더 중요하다고 발표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은 중요도에 따라 평가 지표 순번이 정해진다. 메지온이 1차 평가 지표를 'VO2 max', 2차 평가 지표를 'VO2 at VAT'로 책정한 것은 그만큼 1차 평가 지표를 중요시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제약사 관계자는 "임상 3상을 통해 운동능력의 유의미한 향상이 확인됐지만, 현 단계에서 100% 성공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며 "메지온이 곧 유데나필의 신약 허가를 FDA에 신청할 예정인 만큼, FDA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성공·실패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