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AI 갈 길이 멀다
의료용 AI 갈 길이 멀다
새 의료자료에 취약하고 정확도 낮아

임상활용 위해 정확도 평가‧검증 중요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19.11.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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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AI 인공지능 헬스케어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함께 빅데이터가 결합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 기대감 또한 높다.

그러나 현재까지 의료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은 완벽한 수준이 아니며,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임상정확도 평가와 함께 검증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박성호 교수는 8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개최된 ‘AI 시대 의료의 진정한 혁신을 이끄는 영상의학 도전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인공지능이 의료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발전해야 할 점이 아직 많다”며 의료용 인공지능의 한계점으로 ‘높은 자료 의존성’을 지적했다.

박성호 교수에 따르면 의료용 인공지능은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으로 방대한 의료기록을 학습한다. 그러다보니 학습한 자료를 대상으로 재판독을 시키면 정확도가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지만 학습에 사용되지 않은 새로운 자료를 제시해 판독을 시키면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의료라는 자료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인공지능 관점에서 보면 의료 데이터는 깔끔하지 않다. 병원마다 의료기록 방법에 차이가 있으며, 진료를 보는 의사마다 환자군이 다르다.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병원마다 사용하는 장비가 다르니 데이터를 통일하는 것도 어렵다. 게다가 의료는 건강보험 수가라는 사회제도의 영향까지 받는다. 만약 특정질환에 대해 보험 수가를 삭감하겠다고 하면 의사가 기록하는 진단명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의료 데이터는 비정형 자료에 개인정보까지 담겨있어 자료의 정리가 매우 어렵고 따라서 의료용 빅데이터가 나오기 힘들다”며 “말은 빅데이터라고는 하지만 의료 데이터는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의학진단 스타트업은 최근 2년간 머신러닝(ML)과 영상기술 분야에 전세계 투자금액의 4분의 1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90% 정도가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박성호 교수가 8일 ‘AI 시대 의료의 진정한 혁신을 이끄는 영상의학 도전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의료인공지능 임상적용의 현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박성호 교수가 8일 ‘AI 시대 의료의 진정한 혁신을 이끄는 영상의학 도전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의료인공지능 임상적용의 현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암울한 의료용 AI
개발 열기는 ‘후끈’

의료용 인공지능의 현실은 암울하나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의료진의 증원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특히 국내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의료진의 인력 증가를 상회하는 영상검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는 “진료량은 터무니 없이 늘어나고 있지만 의사들은 판독시간을 줄이거나, 판독 대행기관을 통해 통째로 판독을 맡기는 방식을 취하며 진료량을 따라가고 있다”며 “이 같은 행태가 계속된다면 결국 판독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상검사에 대한 판독의 질적 하락이라는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자 해결책으로 ‘의료용 인공지능’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창민 교수는 “의료용 인공지능이 현재는 해결해 나가야할 한계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현 수준으로도 의사를 대체하는 역할이 아닌 의사의 진료를 돕는 보조자로서의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상 데이터를 보고 의료용 인공지능이 판독한 결과와 전문의가 판독한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며 “의료용 인공지능이 판독하는 수준이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임상에서 의료 AI를 활용하면 대도시나 지방에서나, 경험이 많은 의사나 경험이 적은 의사나 영상 데이터를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용AI 활용 위해선

임상정확도 평가 중요

현재 의료용 인공지능이 기술적으로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 점은 분명하지만, 현장에서는 도입이 필요하다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박성호 교수는 “의료용 인공지능이 가지고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임상정확도 평가와 함께 임상검증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정확도 뿐만 아니라 환자에 미치는 궁극적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사람이 잘하는 건 인공지능이 못하고, 인공지능이 잘하는 건 사람이 못한다”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의료 인력이 대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람과 인공지능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휘영 교수는 “의료용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력이 중요하다”며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에 관련 인재를 빼앗기지 않도록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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