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세혈관 이상 여부를 통해 미래 암 발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위치한 종합병원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연구진은 심혈관 질환의 흔한 초기 증상인 미세혈관 내막 기능 장애가 암의 두 배 이상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분석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메이요 클리닉에서 ‘미세혈관 내피 기능 평가(microvascular endothelial function assessment)’를 받은 환자 488명을 대상으로 했다.
‘미세혈관 내피 기능 평가’란 말초 동맥의 진동을 측정해 미세혈관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혈압이 오르고 내리는 동안 손가락에 흐르는 혈류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해 비침습적으로 간단히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세혈관 내막기능 장애는 혈액의 흐름을 확장하고 제한하는 작용을 방해한다.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비만, 당뇨병 등이 원인이며 증상으로는 흉통이 주로 나타난다.
또한 미세혈관내피기능의 저하는 동맥경화의 초기 단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평가 결과는 흔히 심혈관 질환의 예측 지표로 활용돼 왔다. 평가 지수 ‘2’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정상, 낮으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번 실험에서는 221명이 기준 지수 ‘2’를 충족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평가 시점으로부터 5년 안에 실험 대상자들이 고형암 진단을 받았는지에 대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평가지수 2에 미치지 못한 221명의 9.5%가 암 진단을 받았다. 이는 평가지수 2 이상인 이들 중 발병 비율인 3.7%의 2.5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는 미세혈관내피 기능의 저하가 심혈관 질환 가능성은 물론 암 발병 가능성을 미리 알리는 선행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메이요 클리닉 심혈관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아미르 레만(Amir Lerman)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침습적 방법의 혈관 기능 평가가 미래의 암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혈관 기능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암 발병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레만 박사는 “앞으로의 과제는 미세혈관 기능 저하가 어떻게 암 발병 비율을 높이는 지 그 매커니즘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