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 셀룰로오스’로 3D 프린팅 … 인공장기 제작 활용 기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로 3D 프린팅 … 인공장기 제작 활용 기대
서울대 현진효 교수 “의료 및 환경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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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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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 함유 잉크의 고체 매트릭스지지 3차원 인쇄 과정. (그림=서울대학교)
박테리아 함유 잉크의 고체 매트릭스지지 3차원 인쇄 과정. (그림=서울대학교)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창상피복제뿐만 아니라 마스크팩 등에 활용되고 있는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인공장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서울대 현진효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를 3차원 방식으로 인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는 생체적합성이 우수해, 생체재료로서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박테리아가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생합성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산되는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는 공기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배양액을 용기에 넣어 생합성을 하기 때문에 공기와 접하는 배양액 표면에서 매트(matt) 형태의 나노셀룰로오스 구조체만이 제조돼 왔다. 따라서 셀룰로오스 나노섬유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기 위해서는 매트 형태의 제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했다.

 

3차원 구조체 디자인 및 생합성된 3차원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도관. (그림=서울대학교)
3차원 구조체 디자인 및 생합성된 3차원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도관. (그림=서울대학교)

이에 연구팀은 박테리아를 함유한 잉크를 고체 매트릭스 내부에 투입해 3차원 방식으로 인쇄하는 ‘고체 매트릭스 기반 3차원 인쇄기술’(Solid-matrix assisted 3D printing, SMAP)을 개발했다.

소수 유동성이 있는 고체 매트릭스 내부에 박테리아를 함유하는 잉크를 프린팅하고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생합성을 유도해 기존 형태학적 제약이 많았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한계를 극복해낸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방식의 인쇄 기술은 베드(bed) 위에서 이뤄지는 기존 프린팅 방식과는 달리, 고체 입자 내부에서 이뤄져 잉크의 전 방향에서 산소가 공급될 수 있다.

따라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가 인쇄된 잉크의 전 방향에서 생합성 되기 때문에 속이 빈 도관을 제조하는 것이 용이하다. 즉 생체 친화적인 재료로 인공혈관 및 신경도관 등의 조직공학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합성 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도관 사진. (자료=서울대학교)
생합성 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도관 사진. (자료=서울대학교)

현진호 교수는 “이 연구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박테리아 함유 잉크를 고체 매트릭스 내부에 인쇄해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형태를 다양화하는 기술”이라며, “기존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하이드로젤이 가지는 형태학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의료 및 환경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11일자에 게재됐다.

 

아래는 연구팀과의 미니 인터뷰.

 

교신저자인 서울대 현진호 교수(왼쪽)와 제1저자인 신성철 연구원. (사진=서울대학교)
교신저자인 서울대 현진호 교수(왼쪽)와 제1저자인 신성철 연구원. (사진=서울대학교)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는 높은 순도, 우수한 기계적 강도, 높은 생체적합성으로 인해 조직공학용 지지체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재료다. 그러나 까다로운 생합성 조건으로 인해 3차원 형태가 매트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생합성에 산소가 요구되고 배지와 공기의 계면에서만 생합성 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3차원 형태 제어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했고 3D 프린팅 기술에 주목했다. 그러나 기존 프린팅 방식으로는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형태를 보다 복잡하게 제어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그 이유는 프린팅 베드에 잉크를 토출하면 산소가 공급될 수 없는 면이 형성되는 데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점탄성의 매트릭스 내부에 잉크를 3차원으로 프린팅하는 연구는 다양한 연구팀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고체 입자를 3D 프린팅 매트릭스로 사용하고자 한 연구는 보고된 바가 없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3차원 형태를 다양화하기 위해 고체 입자 매트릭스 내부에 잉크를 인쇄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이는 기존 3차원 인쇄가 프린팅 베드 위에 잉크를 적층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것과도 차별성이 있다.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를 생합성하는 박테리아를 함유하는 잉크를 프린팅 베드 위에 3D 프린팅 하는 경우 프린팅 베드와 잉크 사이에는 산소가 공급될 수 없어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생합성이 불가하다.

그러나 고체 입자 내부에 잉크를 3D 프린팅하면 산소가 잉크의 모든 방향에서 공급돼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생합성을 3차원에서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의 3차원 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평가된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는 높은 생체적합성으로 인해 현재 창상피복제뿐만 아니라 마스크팩 등으로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높은 혈액 적합성으로 인해 인공혈관으로의 활용도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본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 인쇄기술을 적용하여 제조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는 3차원 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보다 응용을 한층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관을 쉽게 제조할 수 있다는 특성은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로 하여금 인공 혈관, 신경관, 요로관 등으로의 활용성을 넓혀준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각각의 생체 기관을 대체하기 위한 보다 깊은 생체적합성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3차원 인쇄된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도관의 조직공학용 지지체로의 활용을 위해서는 생체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강도를 보이는지 여부도 평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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